비트코인(BTC)이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 개장과 함께 단숨에 7만8,300달러(약 1억1,423만 원)까지 반등하며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여전히 불안정한 매크로 환경 속에서 7만5,000달러 이하로 하락하는 등 널뛰기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급등락의 배경에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있다. 전날 미 행정부의 고율 관세 발표와 중국의 보복 조치가 엇갈리며 S&P500 지수는 장중 상승과 하락을 오가며 역사상 최대 폭의 반전 장세를 연출했다. 미국 증시의 이 같은 극단적 움직임은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고, 비트코인 역시 8만 달러(약 1억1,680만 원) 지지선 상실이라는 영향을 받았다.
시장 감정은 극도로 예민해진 상황이다. 코베이시 레터(The Kobeissi Letter)는 이 같은 초유의 시장 변동성을 “역사적인 하루”라고 표현하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하나에도 시가총액 5조 달러 이상이 출렁일 수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지금 같은 장세에서는 강세론자와 약세론자 모두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라고 분석했다.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이러한 심리는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공포탐욕지수는 3월 초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고, 투자자들은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머티리얼 인디케이터스(Material Indicators)의 공동 창립자인 키스 앨런은 “지금처럼 시장이 깊게 흔들릴 때는 특별한 인내가 필요하다”면서, “좋은 가격에 있어도 매수 타이밍을 신중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가격 흐름에는 기술적인 저항 요소 역시 작용하고 있다. 유명 암호화폐 분석가 렉트 캐피탈(Rekt Capital)은 최근 CME 비트코인 선물 차트상에서 확인된 8만2,000~8만5,000달러(약 1억1,986만 원~12,410만 원) 수준의 갭이 새로운 저항선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구간은 과거 매수 수요가 충분하지 않았던 ‘시장 비효율 영역’으로, 상방 돌파 시 강력한 저항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재 비트코인은 당시 갭을 메우고 후퇴한 상태다. 렉트 캐피탈은 $7만1,000~8만3,000달러(약 1억364만 원~1억2,138만 원) 구간이 비어있다고 분석하며, 이 가격대가 향후 흐름을 결정짓는 핵심 지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주간 차트 기준으로 볼 때 7만 달러(약 1억256만 원) 전후에서 중장기 반등의 기반이 마련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한편,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향후 발언과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당일 증시의 극심한 변동성 또한 트럼프의 단일 게시물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그의 정책 방향이나 SNS 활동은 암호화폐와 전통 금융시장 모두에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