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월 일자리가 약 2년 만에 1000만개 아래로 떨어지면서 노동 시장 과열이 진정되기 시작했다는 신호를 보냈다.
4일(현지시간) 미국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2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 졸트)'에 따르면 기업의 구인 수는 전월 대비 약 6.0%(63만건) 줄어든 993만건을 기록했다.
일자리 수가 1000만건 아래로 내려간 건 2021년 5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월가 전망치인 1040만명을 크게 밑돌았다.
제프리 로치(Jeffrey Roach) LPL파이낸셜 수석 경제학자는 CNBC에 "대부분 업종에서 일자리 수가 감소하면서 노동 시장이 완화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가 둔화되면서 기업들이 일자리를 줄이고 근로자들은 더 나은 시간과 더 높은 급여를 찾아 그만둘 가능성이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큰 감소세가 나타난 부문은 전문 및 비즈니스 서비스로, 이달 27만8000건이 줄었다. 의료 및 사회 지원은 15만건, 운송, 창고, 유틸리티 부문은 14만5000건 감소했다. 반면, 건설 일자리는 12만9000건을 추가했다.
가용 근로자 당 구인 수 비율 역시 1월 1.9명에서 2월 1.7명으로 줄어들며 2021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다만, 코로나 이전 수치 1.2명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고용 수와 총 퇴직자 수는 각각 620만명, 580만명으로 거의 변동이 없었다. 고용률은 전월 4.1%에서 4.0%으로 낮아지고, 퇴사율은 전월 2.5%에서 2.6%로 상승했다.
이직 건 중 자발적 퇴사 수는 14만6000명 증가한 400만명을 기록했다.
중소기업에 집중된 정리해고 및 해고는 21만5000명 줄어든 150만명을 기록했다. 정리해고율은 1월 1.1%에서 1.0%로 떨어졌다.
지난해 여름 41년 최고치를 기록했던 물가상승률을 잡기 위해 연준은 작년 3월 이후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에서 4.75~5.00% 범위까지 인상했지만 고용 시장은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었다.
졸트 보고서는 연준 금리인상이 노동 시장에서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콘래드 드콰드로스(Conrad DeQuadros) 브린 캐피털(Brean Capital) 수석 경제 고문은 로이터에 "노동 시장 여건이 완화되고 있다는 첫 번째 증거가 될 수 있다"고 평했다.
사라 하우스 웰스파고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몇 달 동안 일자리가 더 줄어들 것"이라면서 "노동력 유지 문제가 줄어들면 퇴사율 약화 추세는 임금 상승 흐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31일 로이터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월러 연은 총재는 "3월 은행 위기 전부터 노동 시장은 힘을 잃기 시작했다"면서 "기업이 비용 통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대출 기준이 더 높아지면, 해고를 촉발할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제프리 로치 수석은 발표 예정인 고용보고서에서도 실질적인 약세 징후가 나타나고,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물가 완화세가 확인되면 연준이 금리인상을 멈출 수 있다고 전망했다.
3월 비농업 고용지표는 졸트 보고서 3일 뒤인 7일 공개될 예정이다. 시장은 23만8000명 증가, 실업률 3.6% 유지를 예상하고 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5월 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60.9%로 크게 높아져 0.25%p 인상할 확률(39.1%)를 넘어서고 있다.
뉴욕증시는 4일(현지시간) 하락 반응했다.
다우 지수는 전일 대비 0.59%, S&P500지수는 0.58%, 나스닥 지수는 0.52% 하락 마감했다.
토큰포스트마켓에 따르면 5일 오전 8시 40분 기준 비트코인은 전날 대비 0.93% 상승한 2만8094 달러, 이더리움은 3.12% 상승한 1866.0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