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프라이즈' 상태를 보여준 미국 고용 시장이 2월에도 견조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9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월가 전문가들은 미국 고용 시장이 2월에도 강세를 보일 것이며 임금은 전월보다 빠르게 상승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통화 정책을 결정지을 2월 고용 보고서는 현지시간으로 10일 오전 8시 30분, 우리나라 시간으로 오늘 밤 10시 30분에 나온다. 비농업 고용 지수와 실업률, 시간당 임금을 통해 노동 시장 상황을 확인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2월 신규 일자리 수가 22만5000개 증가하면서, 전월 기록(5만17000개)보단 적지만 여전히 강한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업률은 3.4%로 완전 고용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은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4.8% 증가를 예상했다. 1월 0.3%, 4.4%보다 높은 수준이다. 여전히 시장 수급 균형이 맞지 않아 구인이 어렵고 임금은 올라가는 상황임을 보여준다.
다이엔 스웡크(Diane Swonk) KPMG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월 21만개 신규 일자리 증가를 예상했다.
그는 레저 및 접객업, 제조업 부문에서 고용 강세가 나타날 것이며 건설업 쪽은 약화되기 시작했지만 인프라 건설이 주택을 대신하며 고용 수준을 유지시킬 수 있다고 봤다.
스웡크는 "진짜 문제는 연준이 금리인상 주기나 빅스텝을 중단하기 위해 필요한 구체적인 수치"라면서 "신규 일자리가 10만개 미만으로 내려가 경기 침체 조짐을 보여야 0.25%p를 괜찮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디트 바베(Aditya Bhave) 뱅크오브아메리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신규 일자리 수를 23만개로 전망했다.
그는 "전월 수치는 예년보다 온화한 날씨, 캘리포니아 대학 파업 종료에 따른 5만개 일자리 추가 등으로 부풀려진 것"이라며 "실제 수치는 35만개에 가까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피터 부크바(Peter Boockvar) 블리클리파이낸셜그룹 최고투자책임자(CIO)는 "1월 고용 지표가 하향 조정되거나 2월 고용 시장이 예상보다 약할 경우 단기적으로 시장 압력이 줄면서 주식 시장이 상승하고 국채 금리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은 이달 21일과 22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상 수준을 결정할 수 있는 고용 지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강한 고용 시장, 특히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은 연준이 3월 FOMC에서 빅스텝(0.50%p 금리인상)으로 보폭을 넓힐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7일과 8일 상원, 하원 통화 정책 청문회에서 전망치를 상회한 1월 고용 지표와 물가 지표를 언급하며 "예상보다 더 금리를 인상해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 2월 노동 보고서와 소비자물가지수(CPI, 14일 예정)가 금리 결정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ME 페드워치가 제시하는 빅스텝 확률은 청문회 직후 80%까지 올랐다가 현재 58.7% 수준으로 내려와 0.25%p 인상 확률과 격차를 좁혔다. 가능 최종 금리는 5.50~5.75%를 가리키고 있다.
한편, 일각에선 경제 불확실성으로 지난해부터 시작된 대규모 정리해고 상황이 고용 시장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9일 나온 미국 재취업 기업 '챌린저그레이앤크리스마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과 2월 미국에서 해고된 노동자 수는 약 18만명이다.
전년 동기 3만4309명에서 4배 이상 증가하며 2009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1월에 10만2943명, 2월 7만7770명이 해고 통보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