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GOOGL)이 하드웨어 부문에서 대규모 인력 감축을 단행하며 조직 재편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수백 명의 직원을 해고한 이번 조치는 구글 안드로이드와 픽셀 스마트폰 개발을 포함한 플랫폼 및 디바이스 부문을 겨냥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 측은 정확한 인원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전체 약 2만5,000명 규모의 해당 부서에서 4% 미만 수준이 감원됐다고 알려졌다.
문제가 된 부서는 지난해 구글의 안드로이드팀과 소비자 하드웨어 부서를 통합해 신설된 조직이다. 모토로라 전 사장 릭 오스터로(Rick Osterloh)가 지휘하는 이 부서는 스마트폰 픽셀 시리즈와 웨어러블 기기 핏빗(Fitbit), 그리고 네스트(Nest) 브랜드로 대표되는 스마트홈 제품군을 총괄해왔다. 여기에 크롬OS, 구글 원(Google One) 등 소비자 중심 클라우드 서비스도 포함된다.
이번 해고와 관련해 구글은 “부서를 통합한 이후 보다 민첩하고 효율적인 운영을 목표로 인력 구조를 조정하고 있으며, 이는 지난 1월 제공한 자발적 퇴직 프로그램의 연장선”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당시 구글은 일부 직원에게 퇴직 보상 옵션을 제시하며 감원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흥미로운 시점은 픽셀의 신제품 ‘픽셀 9a’가 미국 시장에서 막 출하된 시기와 맞물린다는 점이다. 중급 안드로이드폰을 표방한 이 제품은 기존 모델보다 화면이 커졌고, 후면 카메라 돌출이 사라진 새로운 디자인을 적용했다. 또한 4나노 공정으로 제작된 구글 독자칩 ‘텐서 G4’를 사용해 성능을 강화했다.
구글의 인력 감축 조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에도 인사(HR)와 클라우드 부문 전반에서 조직 축소가 단행됐고, 당시에도 세일즈와 사용자 지원 관련 부서가 타격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구글은 “일부 조직의 소규모 조정에 불과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한편, 구글뿐 아니라 메타(META), 마이크로소프트(MSFT) 등 주요 테크 기업들 역시 연초부터 구조조정에 나서며 다소 침체된 글로벌 테크 시장의 긴장감을 반영하고 있다. 메타는 전체 인력의 약 5%에 해당하는 4,000명을 해고했고, 마이크로소프트도 엑스박스 관련 조직에서 650명 이상을 줄였다.
이번 구글의 감원이 단순한 일회성 조치에 그칠지, 아니면 소비자 하드웨어 전략 전반에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일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다만 AI 및 클라우드 중심으로 사업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는 시점에서, 하드웨어 부문 효율화를 위한 구조조정은 장기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