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블랙 미러' 신작과 연동 게임 동시출시…게임·영상 경계 허문다

넷플릭스(NFLX)가 블랙 미러 시즌7의 일곱 번째 에피소드 ‘플레이띵(Plaything)’의 공개와 동시에 연계된 시뮬레이션 게임 ‘Thronglets’를 출시하며 다시 한 번 트랜스미디어 전략을 앞세웠다. 복고풍 그래픽의 이 게임은 귀여운 가상 생물 ‘Thronglets’를 기르고 번식시키는 콘텐츠로, 겉모습은 단순한 육성 게임처럼 보이지만, 블랙 미러 특유의 어두운 세계관이 게임 속에 녹아 있어 출시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게임은 과거 넷플릭스가 선보였던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 기반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게임 사업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넷플릭스의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낸 사례다. 이번 프로젝트를 주도한 인물은 넷플릭스 산하 나이트스쿨 스튜디오(Night School Studio)의 공동 창업자이자 현재 넷플릭스 게임 부문 총괄인 숀 크렌켈(Shaun Krenkel)이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GDC) 프라이빗 세션에서 이 게임의 배경과 제작 과정을 설명했다.

‘플레이띵’ 에피소드는 2018년 공개된 인터랙티브 콘텐츠 ‘밴더스내치(Bandersnatch)’에서 처음 등장한 괴짜 게임 디자이너 콜린 리트먼(Colin Ritman)의 귀환을 그린다. 리트먼은 허구 회사 터커소프트(Tuckersoft)의 창립 멤버로, Thronglets 구상자인 모한 타쿠르(Mohan “Mo” Thakur)와 함께 다시 무대에 오른다. 에피소드는 명확한 현실과 허구 사이를 넘나들며, 시청자가 마치 게임 속에 들어온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줄거리는 2034년으로 시간을 옮겨, 살인 혐의로 체포된 인물 카메론 워커가 청문의 자리에서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1994년, 비디오 게임 잡지 리뷰어로 활동하던 젊은 워커는 리트먼의 초대로 터커소프트를 방문해 Thronglets의 초기 버전을 접하게 된다. 리트먼은 워커에게 “이건 게임이 아니라 생명 그 자체”라며, Thronglets가 자율적인 개체임을 강조하고, “이 생물은 통제할 수 없다”고 말하며 게임의 위험성을 암시한다.

게임 내에서는 사과를 먹이거나, 해면으로 씻기거나, 비치볼로 놀아주며 Thronglet을 돌볼 수 있다. 성공적으로 돌봐주면 생물이 증식하게 되지만, 블랙 미러식 전개답게 이 단순해 보이던 시뮬레이션은 점차 어두운 방향으로 흐른다. 플레이어는 종국에는 도덕적 딜레마나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크렌켈은 “처음에는 단순한 육성 게임처럼 보이지만, Thronglets는 전혀 다른 메시지를 던진다”며, “블랙 미러의 본질은 언제나 전통적인 포맷을 뒤틀고 불편함을 자극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게임 안팎의 제작진은 에피소드와 게임의 세계관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시나리오와 시스템을 긴밀하게 조율했다고 설명한다.

블랙 미러 창작자인 찰리 브루커(Charlie Brooker)는 “표준적인 게임은 블랙 미러의 틀에 맞지 않는다”며, “예상치 못한 구성과 섬뜩한 정서를 게임에도 구현해야 했다”고 말했다. 브루커는 과거 크렌켈이 제안했던 프로젝트를 한 차례 거절했지만, 이번엔 게임산업을 배경으로 하는 ‘플레이띵’ 에피소드 제작에 맞춰 Thronglets의 공동 개발을 수락하며 다시 협업하게 됐다.

넷플릭스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대중문화 콘텐츠의 경계를 확대하는 동시에 자사 게임 플랫폼의 가능성을 실험했다. 드라마와 게임이 같은 날 동시 출시되는 방식은 여전히 넷플릭스만이 가능한 고유한 콘텐츠 전략으로, 차세대 게임·영상 융합 모델의 청사진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넷플릭스의 블랙 미러 시즌7은 금일(현지시간 4월 10일) 전 세계에 공개됐으며, Thronglets 게임 역시 넷플릭스 게임 플랫폼을 통해 동시에 다운로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