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공격이 더욱 정교하고 빈번해지면서 보험 업계 역시 리스크 평가 및 관리 방식의 근본적 전환에 나서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구글 클라우드는 보험 시장과의 연계를 강화하며 클라우드 기반 보안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규 전략을 공개했다.
구글(GOOGL)은 최근 개최된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5' 행사에서 사이버 보안 기반 보험 프로그램인 ‘리스크 보호 프로그램(Risk Protection Program)’에 비즐리(Beazley)와 처브(Chubb)를 신규 파트너로 추가했다고 밝혔다. 기존 파트너인 뮌헨재(Munich Re)와 함께 이제 총 세 개의 글로벌 보험사가 참여하게 된 이 프로그램은 클라우드 상의 실시간 보안 상태를 기반으로 리스크를 평가하고 보험료를 산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구글 클라우드 부문에서 리스크 및 보험 업무를 총괄하는 모니카 쇼크라이는 “보안은 단순한 기술 솔루션이 아니라, 전체적인 리스크 관리의 일부로 인식돼야 한다”며 “잔존 리스크가 존재할 경우, 보험을 통해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에는 처브의 사이버글로벌 보장 부문 최고 보험책임자(CUO)인 매트 프레보스트도 함께 참여했으며, 두 사람은 이 프로그램이 기존 보험 시장의 오래된 데이터 입력 방식과 비효율적 평가 시스템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클라우드를 통해 수집되는 신뢰도 높은 보안 데이터를 보험사가 직접 활용함으로써, 사이버 보험의 언더라이팅(보험 인수 심사) 모델 자체가 크게 개선된다는 설명이다.
이 프로그램은 이제 기존의 ‘공동 책임(shared responsibility)’ 개념에서 나아가, 클라우드 사업자가 고객의 리스크 완화에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공동 운명(shared fate)’ 모델로의 진화를 반영한다. 사용 기업이 보안 상태를 명확히 입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를 바탕으로 보험사와 긴밀히 협력하여 더 유리한 보장 조건을 도출해내는 방식이다.
프레보스트에 따르면 처브는 구글과 협력해 실제 데이터 기반의 보안 통제 리스트를 개발했다. 이 리스트는 단순히 주관적 평가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 경과에 따라 동적으로 변화하며 보험사 입장에서도 사고 손실 발생 가능성을 보다 정밀하게 평가할 수 있게 만든다.
이 리스크 보호 프로그램은 현재 30개국 이상에서 운영 중이며,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참여할 수 있다. 특히 보안 전문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에게는 구글 클라우드를 통한 기본 보안 보호와 보험 연계 혜택이 큰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보험 업계에서는 구글 기반 제품을 사용하는 기업의 클레임 빈도가 낮다는 통계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쇼크라이는 “구글 워크스페이스를 사용하는 고객은 경쟁 제품 대비 손해 청구 발생이 54% 낮다는 분석이 있다”며 “특히 중소기업에게 기술 선택이 중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한 클라우드 보안 전문 기업 카우벨(Cowbell)은 구글 클라우드 사용자들이 타 플랫폼 대비 보안 사고 발생률이 28% 낮다고 보고했다. 이러한 수치는 결국 보안 우수성을 입증할 수 있는 정량적 근거로 작용하며, 클라우드 기반 사이버 보험의 확산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업은 사이버 보험 산업의 구조적 전환을 가속하는 데 있어 구글 클라우드의 기술력이 핵심 촉매 역할을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보험사들은 데이터에 기반한 정교한 보장 체계를 설계하고, 기업들은 기술 투자와 보장을 하나로 연결하는 새로운 리스크 관리 방식에 접근하게 되는 셈이다.
결국 구글 클라우드는 보안 플랫폼을 넘어서, 보험 시장의 패러다임조차 바꾸는 전략적 파트너로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