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프라이즈 AI 스타트업인 라이터(Writer)가 차세대 플랫폼 ‘AI HQ’를 공개하며, 기업 내 업무의 자동화를 이끄는 AI 에이전트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마이 하비브(May Habib) CEO는 AI HQ 출시 행사에서 “앞으로 10년 안에 우리 일의 대부분은 우리가 직접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구축한 AI가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플랫폼은 기존 생성형 AI의 한계를 넘어서고자 설계됐다. 라이터는 그동안 다수의 기업들이 AI 기술 도입에 나섰지만, 정작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못한 점에 주목했다. AI HQ는 IT 및 비즈니스 팀이 협업해 실질적인 결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에이전트를 개발하고 작동하며 감시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이 에이전트들은 단순 챗봇을 넘어 기업 시스템 전반에 걸쳐 업무를 분석하고 실행하며, 독립적으로 판단을 내린다.
핵심 구성 요소는 세 가지다. 먼저 '에이전트 빌더(Agent Builder)'는 사용자들이 에이전트를 설계하고 배치할 수 있는 개발 환경이다. 두 번째는 ‘라이터 홈(Writer Home)’으로, 100개 이상의 산업별 사전 구축 에이전트를 제공한다. 세 번째는 에이전트의 동작을 추적하고 통제할 수 있는 관찰 및 관리 도구다.
실제 활용 사례도 공개됐다. 한 자산운용사는 라이터 에이전트를 통해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웹 검색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동화된 펀드 보고서와 투자자 대상 의견서를 생성한다. 또 다른 데모에서는 마케팅 전략 브리프를 읽고, 프로젝트 관리 소프트웨어에 등록하며, 콘텐츠 작성부터 이미지 생성, 법무 검토까지 일련의 업무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는 시연이 이뤄졌다.
라이터는 자사 기술의 차별점으로 독자적인 AI 모델인 ‘팔미라(Palmyra)’와 함께 ‘자체 진화형 AI’를 들고 나왔다. 와심 알시크(Waseem AlShikh) CTO는 AI가 반복적인 실패를 학습하며 진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기존 모델들이 동일 실수를 반복하는 반면, 새로운 구조의 모델은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더 나은 해결책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연내 시범 도입이 목표다.
최근 라이터는 약 2,880억 원($200 million)의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를 2조 7,360억 원($1.9 billion)으로 끌어올렸다. 세일즈포스 벤처스, 어도비 벤처스, 아이비엠 벤처스 등이 투자에 참여한 가운데, 고객사들의 초기 계약 규모는 28억~43억 원($200,000~$300,000)에서 평균 약 144억 원($1 million)까지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순 고객 유지율도 160%에 달해 높은 확장성을 입증했다.
하비브는 경쟁사인 오픈AI(OpenAI), 앤트로픽(Anthropic) 등이 범용 AI 모델 개발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라이터는 처음부터 엔터프라이즈에 특화된 AI 모델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고객 데이터는 전용 서버에서 처리되고, 모델 학습에는 활용되지 않아 보안성과 프라이버시 우려를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엔터프라이즈 AI 시장은 2027년까지 약 164조 원($114 billion)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라이터는 이 흐름에 주도적으로 뛰어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앤나 그리핀(Anna Griffin) 컴볼트(Commvault) 마케팅 총괄은 “사일로화된 시스템들을 에이전트를 통해 연결하고, 고객 경험을 완전히 새롭게 재설계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하며, 업계 난제를 해결하는 데 이 기술이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AI HQ는 단순한 소프트웨어를 넘어, 기업과 함께 미래 일터를 재창조하는 ‘혁신 파트너’의 역할을 지향한다. 하비브는 “AI 네이티브 기업으로 재구축을 원한다면 지금이 적기”라며 “우리는 함께 빠르게 꿈을 실현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