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준비은행(RBI)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에 단계적인 접근 방식을 취할 계획이라고 지난 27일(현지시간) 연례 보고서에서 밝혔다.
인도는 지난 2월 CBDC 발행 계획을 공식화했다. 니르말라 시타라만 인도 재무장관은 2022-2023년 연방 예산을 공개하는 가운데, 중앙은행이 CBDC를 발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인도준비은행은 이번 보고서에서도 "CBDC 발행에 관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은 "CBDC 발행의 장단점을 연구해왔다"면서, "중단 없는 CBDC를 구현할 수 있도록 적절한 설계 요소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은행은 "CBDC 설계는 통화 정책, 금융 안정성, 통화·지불 시스템의 효율적인 운영이라는 명시된 목표에 부합해야 한다"면서 "CBDC 도입에 있어서 개념증명, 파일럿, 출시 등을 거치는 단계적인 접근 방식을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라비 산카르 RBI 부총재도 "중앙은행은 모든 영향을 평가하는 가운데, 매우 조정되고 단계적인 방식으로 CBDC 발행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준비은행은 보고서에서 CBDC 발행을 위한 법적 근거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은행은 "CBDC 발행을 위한 법적 프레임을 제공하는 금융법(2022)이 제정됐으며, 이는 준비은행법(1934)에 대한 적절한 개정 내용을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금융 당국과 마찬가지로 인도 당국은 CBDC에 긍정적 시각을, 암호화폐에는 부정적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지난 2월 준비은행은 "암호화폐는 인도의 거시경제 및 금융 안정성에 큰 위협"이라고 경고했다.
샤크티칸트 다스 준비은행 총재도 지난 23일 "암호화폐는 근본적으로 가치가 없다"면서 "암호화폐를 금지하는 것이 인도에 가장 바람직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구체적인 암호화폐 규제를 도입하진 않았지만, 인도 당국은 지난달 1일부터 암호화폐 소득에 30%의 고정세율을 부과하는 등 간접적인 방식으로 암호화폐 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