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분기는 비트코인(BTC)의 시장 지배력과 함께 미국 정치권의 암호화폐 재조명이라는 두 축이 맞물리며 꽤나 요란하게 시작됐다. 특히 정치적 성향이 짙은 밈코인들이 SNS, 특히 크립토 트위터를 달구면서 그 열기는 장외 이슈까지 번졌다. 유럽과 미국 정책 당국도 스테이블코인과 증권 기준, 자산 토큰화에 대한 입장을 재정비하며 규제 논의를 가속화했다.
코인텔레그래프(Cointelegraph) 팟캐스트 '디센트럴라이즈(Decentralize)' 최근 방송에서는 사바나 포티스 EU 담당 기자를 비롯해 개러스 젠킨슨 멀티미디어 총괄, 졸탄 바르다이 EU 실시간 뉴스기자, 빈스 퀼 미국 뉴스기자가 모여 1분기 핵심 이슈들을 되짚었다.
2025년 초 급등한 밈코인 열풍은 단순한 시장 변동성을 넘어 암호화폐 산업의 정체성과 정치적 개입, 거버넌스 신뢰도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젠킨슨 총괄은 밈코인 현상의 이면에는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와 그의 측근 그룹의 의도가 얽혀 있다며 의구심을 표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암호화폐 산업 전반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인 것은 긍정적이지만, 동시에 밈코인을 직접 발행하거나 간접 개입하는 방식은 신뢰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리플(XRP), 서클(Circle) 등 주요 기업들이 로비를 강화하며 자신들의 토큰이 미국 자산 보유목록에 포함되도록 움직인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이는 산업 제도화 측면에서 진전이기도 하지만, 특정 이해관계가 개입된 형식이라는 비판도 뒤따른다.
밈코인의 정치적 파장은 국경을 넘어서까지 이어졌다. 아르헨티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 역시 트럼프와 유사한 행보를 보이며 밈코인을 발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암호화폐와 국가 지도자 간 엮임의 파급력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젠킨슨은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고통받던 아르헨티나에서 밀레이가 희망으로 등장했는데, 그의 행보가 ‘러그풀’로 악명 높은 인물과 밈코인을 찍는 일이 될 줄은 몰랐다”며 산업 이미지 훼손을 우려했다.
한편 시장 구조적인 변화에 대해서는 여전히 긍정적인 전망도 있었다. 젠킨슨은 “비트코인의 개념과 기반 기술이 확실히 자리잡았고, 각국 정부도 이를 보유자산으로 인정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낙관적 시각을 유지했다.
밈코인 이슈 이면에서는 트럼프 중심의 새로운 스테이블코인 전략도 관측된다. 졸탄 바르다이 기자는 지난 3월 도입된 '월드 리버티 포럼(World Liberty Forum)'의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언급하며, “겉으로는 ‘지니어스법(Genius Act)’과 ‘스테이블법(Stable Act)’의 조건을 갖춘 정통 스테이블코인처럼 보이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직접 연관된 가상자산 프로젝트가 늘고 있는 만큼 이해충돌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중소형 코인들, 특히 이더리움(ETH)과 알트코인들에 대한 시장 반응은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바르다이는 “밈코인들이 주요 암호화폐와 분리된 방식으로 급등하면서 오히려 기타 알트코인의 반등 기회를 빼앗고 있다”며 “비트코인 상승세가 이더리움 혹은 알트코인 상승보다 훨씬 먼저 시작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제도권 수용이 확산되면서 미국과 국제무대에서 암호화폐 정책 논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정치 테마성 토큰과 특정 지도자의 개입이 시장 신뢰를 해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규제기관들의 정교한 대응이 필수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