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암호화폐 채굴업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가운데 세계 3대 신용 평가사 피치(Fitch)가 전력 업체들의 무분별한 암호화폐 채굴장 수용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전력업체들이 암호화폐 채굴장 수용에 앞서 철저한 편익 분석과 관련 위험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피치는 2022년 1월 24일(이하 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암호화폐 채굴업은 채산성이 떨어질 경우 빠르게 축소되거나 종료될 수 있는 민감한 산업"이라며 "채굴 작업을 통한 수익이 줄어들 경우 채굴장은 빠르게 축소되거나 폐쇄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암호화폐 채굴은 경우에 따라 시골 지역의 주요 수입원이 될 수 있다"라면서도 "암호화폐 채굴 활동은 일반적으로 지역 사회에 일자리나 관련 경제 부양 효과를 거의 가져다주지 않는다. 전력업체는 암호화폐 채굴장 유치에 따른 편익을 평가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잉여 전력이 생산되는 지역의 경우 쉽게 암호화폐 채굴업으로 인한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표적 지역인 워싱턴주는 풍부한 저비용 수력 발전을 바탕으로 암호화폐 채굴 업계에 매력적인 장소로 탈바꿈했다고 평가했다.
지역사회에 잉여 전력이 없는 경우도 지적됐다. 피치는 "최근 암호화폐 채굴업 확장은 대부분 텍사스주에서 이뤄지고 있다"라며 "텍사스주는 잉여 전력이 없지만, 독특한 지역 에너지 시장 구조로 사업적 이점을 제공한다"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잉여 전력이 없는 상태에서 암호화폐 채굴업체 증가로 인해 전력 수요량이 많아지면 전력 업체에서는 세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새로운 발전 설비에 투자하거나, 타 업체와 장기 전력 구매 계약서를 체결하거나, 실시간 시장 구매를 통해 필요한 전력을 조달하는 것이다.
다만 피치는 "앞의 두 가지 방법은 암호화폐 업체들이 급히 철수할 경우 전력 회사와 지역 사회에 큰 위험을 몰고올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피치는 자사가 평가 중인 모든 전력 업체는 재정 위험 완화를 위해 단기 전력 구매를 통해 전력량 대응에 나섰다고 강조했다.
암호화폐 채굴 업체들이 전력 구매 의무를 불이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언급됐다. 피치는 지불 보증을 통해 암호화폐 채굴 업체들이 계약된 전력을 구매하지 않는 사태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