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BTC)을 법정화폐로 도입한 엘살바도르에서 비트코인 거래량이 급감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로 인해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실험이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21년 12월 28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 미디어 코인게이프(CoinGape)에 따르면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도입한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거래량이 법정화폐 도입 전과 비교해 89%나 급락했다. 이에 대해 엘살바도르의 국민들이 비트코인을 버리기 원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2021년 9월 엘살바도르는 전 세계에서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도입했다. 채택 이후 비트코인을 사용하기 위한 전자지갑인 치보(Chivo)의 다운로드 건수는 300만 건을 넘어섰으며, 이는 기존 은행 계좌보다 많은 개수였다. 또한 비트코인 채택 이후 비트코인 국제송금과 실제 지불수단으로써의 이용이 크게 늘어났다.
비트코인 채택 이후 암호화폐 채택에 대한 긍정적인 보고서가 나오고 있지만, 몇 가지 우려할 만한 사항도 등장하고 있다. 코인게이프는 암호화폐 분석가로 활동하고 있는 크립토웨일(CryptoWhale)의 분석을 인용하며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 채택 이후 거래량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거래량이 줄어드는 이유로 크립토웨일은 ‘높은 수수료’와 ‘느린 거래시간’을 지적했다. 그는 “사람들은 수수료가 높고 거래시간이 느린 구식 기술을 사용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라며 “엘살바도르 사람들은 비트코인을 버리고 실제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다른 암호화폐를 선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가 이뿐만은 아니다. 최근 엘살바도르에서는 비트코인 지갑인 치보에서 비트코인이 분실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보안 취약성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지난 12월 24일 디크립트에 따르면 현재 수백여 명의 엘살바도르 국민은 자신이 보유한 비트코인이 치보 지갑에서 사라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분실 사례만 비트코인 50개 규모로 원화 환전 시 약 30억 원 수준이다.
이와 같은 비판적인 지적에도 엘살바도르는 법정화폐로서의 비트코인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나입 부켈레(Nayib Bukele)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전체 국민의 70%가량이 은행 서비스 등 금융 혜택을 받지 못하는 금융소외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비트코인을 도입했으며, 이를 통해 경제 발전을 가져오겠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현재 1140여 개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비트코인을 구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질 때쯤이면 언제나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매입 소식이 들려오곤 한다.
나입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 도입이 성공적이라 평가하고 있으며, 파나마, 쿠바, 우크라이나 등 비슷한 환경의 다른 국가들 역시 엘살바도르로 인해 비트코인 법정화폐 도입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