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거래가 날로 늘어나며 금융 시장에서도 주류 자산으로 편입되기 시작하자 세계 주요 기관 등에서 암호화폐 규제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021년 12월 19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암호화폐의 위험 평가를 위한 정보 수집을 위해 국제협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영란은행은 암호화폐에 대한 정보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암호화폐 규제 구축에 대한 국제적인 논의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사라 브리든(Sarah Breeden) 영란은행 금융안정전략 및 리스크 담당 이사는 “암호화폐 거래를 지원하는 은행이 늘어남에 따라 금융 시스템 보호를 위한 글로벌 규제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사라 브리든은 이어 “암호화폐와 관련해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은 영국 혼자서 달성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에 대해 논의하는 G20 금융안정위원회를 통한 협력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영란은행은 12월 13일에도 ‘금융안정 보고서’를 발행하며 암호화폐 성장에 따른 금융 위험성에 대해 우려를 표한 바 있다. 보고서를 통해 영란은행은 “기관투자자가 암호화폐 투자를 주도하고 있는데, 만약 암호화폐 가치가 급락하면 이는 다른 자산 매각으로 이어져 금융 시스템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BIS “2022년 글로벌 규제 준비될 것”
국제결제은행(BIS) 역시 암호화폐와 관련된 글로벌 규제의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브느와 꾀레(Benoit Coeure) BIS 혁신 허브 책임자는 2021년 12월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암호화폐에 대한 글로벌 규제 프레임워크가 2022년에 준비될 것”이라고 밝혔다.
꾀레는 “암호화폐가 빠른 속도로 주류로 편입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포괄적인 규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을 위협하는 탈중앙화금융(DeFi, 디파이)의 급성장에 대해 크게 우려하는 모습을 보이며 “시스템적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BIS 혁신 허브 책임자는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를 마련하면서 가장 우선돼야 할 것은 ‘투자자 보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동성이 극심한 암호화폐 투자에 연기금 등이 참여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암호화폐, 전통 금융 위협하는 중
국제통화기금(IMF)에서도 암호화폐 규제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2021년 12월 19일(현지시간) 비트코인닷컴에 따르면 기타 고파나트(Gita Gopinath)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암호화폐 규제는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라며 “현재 인도에서 고려하는 것과 같이 암호화폐를 금지하는 것은 암호화폐의 탈중앙적 특성을 고려할 때 현실적인 도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2년 새로운 IMF의 부총재가 되는 고피나트는 “암호화폐는 선진국보다는 신흥 시장에서 더욱 매력적”이라며 “신흥 시장에는 환율 통제, 자본 흐름의 통제가 있으며 암호화폐가 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이유 때문에 규제는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투자자들이 암호화폐를 투자 자산으로 사용하는 만큼 다른 투자 자산에 대한 규제가 암호화폐에도 적용돼야 한다”라며 “암호화폐의 탈중앙화의 특성 때문에 다양한 문제들이 나타날 것이고, 이를 위한 국제 협력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IMF는 이미 지난 12월 9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암호화폐가 잠재적으로 국제 통화 및 금융 시스템을 변화시키고 있다”라며 “일부 국가에서는 암호화폐와 관련된 금융 안정 리스크가 시스템 전체를 위협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