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억 달러 규모의 돈세탁 혐의로 복역 중이던 BTC-e 운영자 알렉산드르 비닉이 미국과 러시아 간 수감자 교환을 통해 석방됐다.
15일(현지시간) 크립토포테이토에 따르면, 러시아 국적의 암호화폐 거래소 BTC-e 운영자 알렉산드르 비닉이 미국과 러시아 간 수감자 교환을 통해 석방되었다. 이에 대한 대가로 러시아는 마약 소지 혐의로 복역 중이던 미국인 교사 마크 포겔을 풀어주었다. 이번 교환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악화된 미·러 관계 속에서 이례적인 협력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비닉은 2011년부터 2017년까지 BTC-e를 운영하며 90억 달러 이상의 거래를 처리했으며, 이 중 상당 부분이 랜섬웨어 공격, 마약 밀매, 신원 도용 등 범죄 활동과 연관되었다는 혐의를 받았다. 미국 법무부는 BTC-e가 자금세탁방지(AML) 및 고객확인(KYC) 절차를 갖추지 않아 사이버 범죄자들에게 매력적인 플랫폼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비닉은 2017년 그리스에서 체포된 후, 2020년 프랑스로 송환되어 5년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다시 그리스로 보내졌다가 2022년 미국으로 인도되었으며, 2024년 5월 미국 법원에서 자금세탁 공모 혐의를 인정해 최대 20년형을 선고받을 위기에 놓여 있었다. 검찰은 비닉이 BTC-e를 통해 1억2000만 달러 이상의 범죄 자금을 세탁했다고 주장하며, BTC-e를 "중대한 사이버 범죄 및 온라인 돈세탁 조직"으로 규정했다.
미국은 BTC-e의 자산 수백만 달러를 압류했으며, 뉴질랜드에서도 9000만 달러 상당의 자산이 몰수되었다. 또한, 미국 재무부는 BTC-e에 1억20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고, 비닉 개인에게도 1200만 달러의 벌금이 선고됐다.
비닉은 미국에 인도되기 전 프랑스, 러시아, 미국 간의 법적 다툼의 중심에 있었다. 러시아는 1만1000달러 규모의 사기 혐의를 이유로 비닉의 송환을 요구했지만, 프랑스와 미국은 훨씬 더 광범위한 금융 범죄 혐의를 이유로 그를 기소했다. 2023년 비닉의 변호인단은 미국과 러시아 간 수감자 교환에 그를 포함시키려 했으나, 당시 협상은 성사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교환에서 비닉은 결국 러시아로 돌아가게 되었으며, 그 대가로 미국은 마크 포겔을 석방받았다. 포겔은 러시아에서 마약 소지 혐의로 체포된 미국 국적의 교사로, 러시아 법원에서 장기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인물이다.
비닉의 석방은 미국과 러시아가 지속적인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드문 협력 사례로 평가된다. 그러나 비닉이 러시아로 돌아간 이후에도 그의 자산 몰수 및 관련 수사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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