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주도하는 리브라 프로젝트가 외부 규제와 함께 내부 불협화음으로도 삐그덕 거리고 있다. 협회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이 규제 기관의 압박으로 협회 탈퇴를 고려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경제 미디어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따르면, 리브라 협회에 참여하고 있는 28개 기업 가운데 적어도 3곳이 프로젝트 참여가 부담스럽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회원사 중 2곳은 리브라 프로젝트에서 철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으며, 다른 1곳은 공개적으로 리브라를 지지하는 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회원사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세계 각국 규제 기관들이 기존 금융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며 리브라 규제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규제 불똥이 회원사인 자신들에게도 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내부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EU(유럽연합)는 리브라 협회에 대한 잠재적인 반독점 조사에 착수했다. EU는 리브라 협회가 시장을 과독점해 타 기업 참여를 차단하고 공정한 경쟁을 방해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미국 의회는 규제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리브라 프로젝트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 하원의회 금융서비스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직접 스위스를 방문해 금융당국 관계자 및 정치인들과 리브라 관련 논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한편, 리브라 측과 협회 회원사 측이 파트너십의 의미와 무게를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지난 6월 페이스북은 리브라 프로젝트를 공개하며, 비자, 마스터카드, 페이팔 등 28개 파트너사가 프로젝트를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비자 측은 리브라 프로젝트 참여가 공식적인 것은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알프레드 켈리 (Alfred Kelly) 비자 최고경영자(CEO)는 "리브라에 참여한다는 구속력 없는 의향서에 서명했다"면서 "다른 기업들도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을 표현한 것이지, 공식적인 참여는 아닐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협회 참여 의사를 밝힌 것은 자사가 협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프로젝트가 매우 초기 단계에 있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협회 회원사 관계자는 "규제 준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기업들이 공개적으로 리브라를 지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페이스북이 리브라 프로젝트를 공개하기 전에 규제 문제를 해결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올해 6월 출범한 리브라 협회는 비자, 마스터카드, 코인베이스, 이베이 등 총 28개 업체가 가입돼 있으며, 협회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최소 1천만 달러를 회비로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