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이 법정 디지털 화폐 발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기업들이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리브라와 협력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중국 내에서 제기됐다.
중국 인민은행 산하 화폐정책위원회 전 위원이자 칭화대학교 경영대학 교수인 리다오쿠이(李稻葵)가 최근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리브라는 중요한 비 주권통화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중국 정책 당국은 메이저 기업이 리브라 협회에 가입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비 주권통화의 탄생이 불가피하다면, 중국 정책 당국은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위안화의 국제화 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당국은 국내 메이저 기업이 리브라 협회에 참가해 향후 국제화폐의 새로운 치킨게임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규제 당국은 리브라의 국제거래를 제한할 수 있다는 사전 성명을 통해 대규모 자금 유출 및 경제위기 등 긴급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일찍이 정부를 중심으로 디지털 화폐 연구와 개발에 착수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최근 CBDC(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화폐) 발행 준비를 마친 상태로, 조만간 라이선스 발급에 나설 전망이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중국 현지 미디어 투루차이징(陀螺财经)은 업계 인사를 인용해 "인민은행이 CBDC를 관리할 시중 금융 기관에 관련 라이선스를 발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인민은행(중앙은행) 무장춘(穆长春) 지급결제부서 부총괄은 지난 10일, "CBDC 출시가 임박했으며, 중앙은행이 관리하고 시중 금융 기관이 참여하는 '이중 운영 체제'를 갖출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의 CBDC 개발로 인해 그동안 달러를 중심으로 유지돼 온 금융 시스템과 통화 주도권이 흔들릴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제레미 알레어 써클(Circle) 최고경영자는 글로벌 코인리서치에 출연해 "전 세계의 주요 통화가 디지털 통화로 전환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특히 중국은 디지털 화폐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이를 통해 서구 금융시스템을 우회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특히 중국이 개발 중인 CBDC(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화폐)는 중국과 중국 기업들에게 큰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위안화의 국제화와 세계 무역 시장에서 중국의 역할을 확대하고자 하는 열망이 담겨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