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회, 암호화폐 테러 지원 가능성에 경계 움직임...업계 "데이터 해석 오류" 반박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 공격에 앞서 암호화폐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미국 의회와 업계의 입장과 대응이 갈리고 있다.

지난 10일 월스트리트저널이 하마스를 포함한 테러 조직들이 암호화폐를 통해 거액의 자금을 조달했다고 보도하면서 미국 정부와 의회가 암호화폐 불법 활용에 크게 주목하고 있다.

이달 미 의원 100여명은 재무부에 테러 자금 조달에 대한 암호화폐 사용을 막기 위해 재무부 조치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으며, 재무부는 암호화폐 추적을 방해하는 '믹싱' 서비스를 '주요 자금세탁 우려 대상'으로 규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션 케이스튼 하원의원은 불법금융과 국가안보에 관한 하원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상원에서 발의한 법안을 하원에서도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런 상원의원은 지난 7월 자금 세탁 및 제재 회피를 위한 암호화폐 이용을 단속하고, 더 나아가 은행 비밀법 요건을 디지털 자산 월렛 제공자, 채굴자, 기타 참여자로 확대할 것을 요구하는 법안을 제출한 바 있다.

한편, 업계 측은 월스트리트저널 보도 내용은 데이터 해석 오류가 있으며, 실제로 테러 자금 조달에서 암호화폐 역할이 크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데이터를 제공한 블록체인 분석업체 엘립틱은 "매체가 데이터를 잘못 해석·표현했다"면서 "테러 조직이 암호화폐를 사용하고 있다는 실제 증거는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엘립틱은 "하마스는 2019년 처음 비트코인 모금을 시작했지만 추적 위험성 때문에 지난 4월 관련 모금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스라엘 공격이 발생한 이달 7일 이후 전달된 암호화폐 후원금은 2만1000달러이며 이중 상당 부분은 이미 동결된 상태"라고 말했다.

분석업체는 "암호화폐는 추적 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자산보다 모금액이 적다"면서 "데이터가 잘못 해석된 부분을 정정하기 위해 법안 발의자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해당 기사를 작성한 월스트리트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CEO는 트위터(X)를 통해 "기사에 데이터를 제공한 엘립틱이 데이터가 잘못 해석됐다고 밝혔다"면서 "부정확한 월스트리트저널의 기사로 인해 의원 20%가 서한에 서명했다"고 비판했다.

지난 18일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도 "테러 조직의 암호화폐 사용에 관한 일부 데이터는 과장된 것이며 분석 오류가 있다"고 밝혔다.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한 암호화폐 데이터 분석업체 잉카 디지털의 CEO 애덤 자라진스키는 "하마스가 자금조달에 암호화폐를 이용한 것은 맞지만, 암호화폐는 국가 안보와 가치를 위협하는 활동에 활용될 수 있지만 금융 민주화와 경제 성장 촉진, 전 세계 금융 포괄성을 강화할 잠재력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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