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을 공습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암호화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과 경계감이 높아진 가운데, 최근 알려진 암호화폐 테러 자금 추정치가 과도하게 부풀려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18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는 공식 채널을 통해 "테러 조직의 암호화폐 사용에 관한 일부 데이터는 과장된 것이며 분석 오류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월스트리트저널은 하마스,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PIJ), 헤즈볼라 등 3개 테러 조직이 암호화폐를 통해 거액의 자금을 조달했다고 보도했다.
암호화폐 회의론자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을 포함한 미국 의원 100여명은 해당 기사를 인용하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워런 의원은 "암호화폐는 테러 조직이 자금을 조달하는 중요한 파이프라인이 됐으며, 공개된 수치는 일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체이널리시스는 테러 조직이 암호화폐를 사용해 자금을 조달·보관·이전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 암호화폐 거래에서 불법 거래 비중 자체가 적을 뿐 아니라 이중에서도 테러와 관련된 것은 극히 일부라고 강조했다.
테러 의심 월렛과 접촉한 상대 월렛 그룹을 분석한 결과, 20개 가량이 '서비스 제공자'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업체는 "최근 이스라엘 공습 관련 암호화폐 테러 자금 추정치는 테러 월렛과 접촉한 '서비스 제공업체'의 유입 자금 전체를 포함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추정치 중 상당 부분이 테러와 무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20개 서비스 제공자 중 한 곳은 지난 7.5개월 간 8200만 달러의 암호화폐가 유입됐는데 이중 45만 달러만이 테러 월렛에서 받은 것이었다면서 "모든 거래 활동이 테러와 관련돼 있다고 가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테러 조달 자금은 아무리 작은 규모라도 엄청난 피해를 가져오는 만큼 모든 방법을 동원해 관련 자금을 조사해야 한다면서 "관련해 이스라엘 및 전 세계 암호화폐 차단·동결·압류 작업을 돕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체이널리시스는 "테러 조직의 보유 자금 수량화와 연루된 서비스 제공자 파악은 테러 자금 규모와 흐름을 분석하는 데 핵심"이라고 전했다. 암호화폐 테라 자금 조달에서 서비스 제공자의 역할을 무시할 순 없는 만큼 제재나 다른 공격 작전을 통해 서비스 제공자 접촉을 차단하는 것은 불법 행위를 교란할 중요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체이널리시스는 여전히 테러 자금 조달은 대부분 법정화폐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업체는 "테러 조직은 주로 금융기관, 하왈라(이슬람 전통 거래 방식), 페이퍼컴퍼니 등 '법정화폐' 기반 채널을 통해 자금을 다뤄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한 "투명한 블록체인을 통해 손쉽게 추적할 수 있는 암호화폐는 테러 자금 조달을 포함한 불법 활동에 효과적이지 않다"면서, 하마스, 헤즈볼라 및 기타 테러 집단 관련 자금 압류, 하마스의 암호화폐 자금 조달 중단 등은 적절한 블록체인 분석을 통해 암호화폐 이동을 파악하고 차단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