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공동 창시자는 현재 주어진 가장 큰 도전 과제는 사람들에게 실제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탈릭 부테린은 22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지난 10년은 이더리움을 실험하고 바로 잡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사람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무언가를 개발해야 하는 시간"이라며 이 같이 발언했다.
미국 시장은 암호화폐를 규제가 약한 시장에서 시세 변동성을 이용해 빨리 부를 축적하기 위한 기회로 보고 있지만, 신흥 경제국은 일상에서 암호화폐를 사용하며 효용 가치를 경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결제, 저축처럼 기본적이고 지루하다고 생각되는 일이 정확히 그들(신흥국 이용자)에게 필요한 가치를 가져다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암호화폐를 통해 '글로벌 경제'와 연결될 수 있다는 점 역시 상당한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탈릭은 이런 기본적인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탈중앙화 소셜 미디어 같은 추상적인 개념에는 관심조차 갖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이더리움 창시자는 암호화폐가 전 세계에서 실제적인 유용성을 가지려면 중앙집중식 기업을 벗어나야 하며 더욱 사용이 간편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테린은 "우연히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결제를 받는 카페를 발견했는데 모두 바이낸스를 이용했다"면서 "이런 거래소들이 저소득 국가, 비기술인들에게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 점은 높이 평가하지만 외부 압력과 내부 부패에 취약할 수 있는 만큼 더 탈중앙화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루나, FTX 등 암호화폐 업계 내 여러 붕괴를 언급하며 "중앙 중개자가 최선의 고객 이익을 위해 행동할 것이라는 눈먼 신뢰를 보내는 대신 이용자가 온체인에서 직접 거래할 수 있는 더 나은 코드를 작성하는 것이 이상적인 해결책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낮은 수수료, 더 나은 편의성 등을 실현해 일반인들이 사용하기 좋은 온체인 경험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프라이버시와 보안도 핵심 과제로 지목했다. 그는 "키(key)를 잃더라도 모든 걸 잃지 않을 수 있는 실제적으로 '안전한' 월렛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가 더 나은 사용자 편의를 제공할 수 있지만 '탈중앙화' 가치를 보장하지 않으면 더 많은 감시 기능이 내장된, 기존 은행 시스템의 또 다른 버전이 될 것이라며 회의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부테린은 "5년 전 CBDC 부문은 블록체인 친화적이고 투명성과 검증 가능성을 보장하며 실제적인 프라이버시를 제공하고자 하는 이들이 많아 지금보다 희망적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CBDC 프로젝트가 발전할수록 프라이버시 보호 요소들이 사라지고 있다"면서 "기본적으로 기존 뱅킹 시스템의 또 다른 프론트엔드에 불과해 결국 기존 시스템 대비 그다지 나을 것이 없게 됐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프라이버시 수준이 더 약해지고 기업과 정부에 저항하는 모든 기존 장벽을 한꺼번에 무너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더리움이 대규모 장비와 전력을 요구하는 작업증명에서 지분증명 모델로 전환하면서 정부 개입에 대한 저항성이 더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비테릭 부테린이나 재단을 타깃삼을 수 있다는 주장에도 반박했다.
5년 전에는 이더리움이 자신과 재단에 많이 의존했었지만, 현재는 블록체인 위에서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 '클라이언트'가 작업의 많은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면서, "재단이 모든 사법권에서 동시 동결 명령을 받고,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겨도 이더리움 클라이언트들은 유일한 유지 관리자로서 모두 운영을 지속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탈릭은 "이더리움은 단일 장애 지점이 없는 자치 생태계가 됐다"면서 "이더리움 재단은 광신도, 장기적인 운영자, 지배자가 되려는 것이 아니라 시작한 일이 독립적인 방식으로 지속될 수 있도록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