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취리히에 본사를 둔 디지털 자산 운용사 21셰어스(21Shares)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현물 도지코인(DOGE)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위한 신청서를 제출했다. 최근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에 이어 밈코인을 기반으로 한 ETF 상품이 등장하면서, 시장 내 암호화폐 기반 ETF 투자 접근성이 한층 확대될 조짐이다.
이번 ETF는 도지코인 가격을 그대로 추종하는 구조로 설계됐으며, 수탁 업무는 코인베이스 커스터디가 맡는다. ETF 운용 관련 세부 사항, 예컨대 티커명, 상장 거래소, 수수료 등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21셰어스는 도지코인 재단의 기업 부문인 ‘하우스 오브 도지(House of Doge)’와 마케팅 및 전략 부문에서 협력해 본 상품의 신뢰성과 확장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와 별개로 21셰어스는 최근 유럽 최대 증권거래소 중 하나인 스위스증권거래소(SIX Swiss Exchange)에 도지코인 ETP(상장지수상품)를 상장했다. 'DOGE'라는 티커로 거래되며, 100% 실물 담보된 구조로 연간 2.5%의 수수료가 적용된다. 21셰어스의 던컨 모어(Duncan Moir) 사장은 "이번 독점적 파트너십을 통해 투자자들은 도지코인이라는 문화적·금융적 운동에 합법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도지코인 ETF의 승인 가능성에 대한 시장 전망도 낙관적이다. 탈중앙화 예측시장 플랫폼 폴리마켓(Polymarket)은 현재 도지코인 ETF가 추후 승인될 확률을 64%로 산정하고 있으며, 블룸버그 ETF 애널리스트 에릭 발추나스(Eric Balchunas)와 제임스 세이퍼트(James Seyffart) 또한 올해 중 승인 가능성을 75%로 본다고 분석한 바 있다.
실제로 21셰어스는 이번 도지코인 ETF 외에도 XRP, 폴카닷(DOT) 등 다양한 암호화폐 기반 현물 ETF를 SEC에 신청한 상태다. 이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넘어서 다양한 디지털 자산을 제도권 투자 상품으로 편입하려는 업계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흐름과 맞물린다. 전문가들은 도지코인 ETF가 승인될 경우, 밈코인에 대한 제도권 투자 문이 열리는 초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