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암호화폐 기업이 조달한 투자 규모가 전년 투자 기록을 넘어설 전망이다.
7일(현지시간) 리서치 기업 피치북(Pitchbook)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첫 9개월 동안 전 세계 암호화폐 프로젝트가 확보한 벤처 투자금은 199억 달러 상당(한화 약 26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높은 수준을 보였다.
작년 암호화폐 산업에 들어온 벤처 투자금은 212억 달러(한화 약 27조9600억원) 상당이다.
다만, 연쇄적인 암호화폐 기업 파산에 사모 투자 매력이 반감하면서 자본 투입 속도는 점차 둔화되고 있다.
3분기에 유입된 투자금은 전년 동기 대비 38.3% 감소한 40억 달러(한화 약 5조2700억원)로, 지난해 2분기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을 보였다.
유일하게 투자금이 증가한 관련 부문은 일상적인 암호화폐 가격 움직임에서 상대적으로 분리돼 있는 웹3 부문이다. 지난 3분기 웹3 기업은 15억 달러(한화 약 1조9780억원) 상당의 벤처 투자금을 조달하며 44.5%의 성장세를 보였다.
피치북 데이터는 테라, 셀시우스, 보이저부터 지난달 FTX까지, 업계 주요 기업들이 파산하면서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투자 분위기가 냉각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FTX 파산에 투자 참여했던 싱가포르 국부 펀드 '테마섹', 소프트뱅크그룹의 비전펀드, 세콰이아캐피털 등이 손실을 입으면서 기관의 암호화폐 투자 경계심까지 높아진 상태다.
로버트 르 피치북 애널리스트는 "명확한 규제와 지침이 부족하다는 점이 암호화폐 산업의 가장 큰 우려이자 제한 요인"이라면서 "확립된 법률 및 지침의 형태로 가이드레일이 마련되기 전까지 대중적인 채택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FTX 파산 충격이 전염될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투자 속도와 투입 자본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면서, 이같은 부정적인 투자 심리가 내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