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리 겐슬러 "SEC, 암호화폐 시장 감독할 권한 충분"

게리 겐슬러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SEC가 암호화폐 시장을 규제·감독할 권한이 충분하다"고 발언했다.

SEC 위원장은 7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암호화폐 기업에 증권법을 집행하는 데 추가적인 의회 권한이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기관이 이미 주식, 채권, 국채 등 100조 달러 규모의 시장을 규제하고 있다면서 "암호화폐 시장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상대적으로는 작은 규모의 시장"이라고 말했다.

SEC 위원장은 암호화폐 시장을 규제하는 데 관할권 확대는 불필요하지만, 추가 예산과 해외 활동에 대한 개입 권한은 집행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암호화폐 특수 규제를 마련할 계획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SEC는 암호화폐 기업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기본적인 공시·운영 규정을 가지고 있다"면서, 새로운 규제 방식은 필요하지 않다고 답변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규정은 이미 있다"면서 "로펌들은 고객사에 조언해줄 규정 준수 방안에 대해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EC 위원장은 파산한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 FTX와 샘 뱅크먼 프리드 전 FTX CEO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다만, FTX의 극심한 실패가 고객 자산과 투자 운용 사이에 '장벽'을 두지 않고 글로벌 플랫폼을 운영하는 것의 위험성에 대한 뼈아픈 교훈을 줬다면서 "암호화폐 업계는 공공 정책 규범 외부에서 오래 지속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암호화폐 기업이 모든 걸 할 순 없다"면서 거래소의 기능을 분리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일부 플랫폼이 와서 '계속해서 (기능이) 뒤섞인 플랫폼을 운영하길 원한다'고, '대출, 거래, 헤지 펀드 기능, 거래소 기능, 수탁 기능을 하길 원한다'고 말했고, 우리 기관은 '안 된다. 분리해내라'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SEC는 새로운 암호화폐 맞춤식 규제 없이 기존 권한을 통해 암호화폐 산업을 규제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SEC는 이를 위해 암호화폐 집행팀을 확대하기도 했다.

리플의 XRP가 증권인지, SEC의 관할 대상인지에 대한 법적 공방도 계속되고 있다. 해당 소송은 SEC 관할권에 의혹을 제기하는 미해결 과제다. 한편, 겐슬러 위원장은 지난달 법원이 암호화폐 스타트업 LBRY의 자체 토큰 LBC 판매를 증권법 위반이라고 판결한 것을 언급하며 "SEC 집행 작업의 큰 승리"라는 점을 강조했다.

SEC는 암호화폐뿐 아니라 거래소, NFT, 디파이 등에 대한 개입 가능성을 피력하고 있다. 거래소에 대한 직접적인 집행은 없었지만, 한 조치에서 코인베이스가 '미등록 증권'으로 간주되는 몇몇 토큰을 거래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거나 코인베이스가 디파이 상품을 출시하지 못하도록 사전 경고한 바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관할권을 주장하는 SEC가 FTX 사태를 예방하지 못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주 리치 토레스 하원의원은 의회 산하 감사원(GAO)에 서한을 보내 FTX 사태와 관련해 SEC 역할을 조사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겐슬러 위원장 주장처럼 SEC가 권한을 가지고 있다면 왜 미국 역사상 최대 암호화폐 폰지 사기를 파악하지 못했는지" 힐문하면서 "권한 주장과 책임 회피가 같이 갈 순 없다"고 지적했다.

토레스 의원은 하원 금융 서비스 위원회 및 의회 블록체인 간부회 소속 의원으로, 올초에도 겐슬러 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내 암호화폐 기업에 대한 기관의 정보 수집 방식에 대해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또한 미 의회는 올해 암호화폐 입법 추진을 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

양당 의원들은 다음 회기에서 첫번째 주요 암호화폐 입법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를 암호화폐 주 관할기관으로 지정하는 법안들이 다수 상정된 상태다.

앞서, CFTC 위원장은 "FTX 사태는 규제 공백의 결과"라면서 CFTC가 암호화폐 현물 시장까지 관할한 추가 권한을 원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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