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향해 공개적으로 금리 인하를 촉구하며, 정치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는 최근 발표된 대규모 관세 정책과 맞물려, 향후 미국의 경제 정책과 금리 결정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트럼프 “파월, 항상 늦는다…지금이 이미지 바꿀 시점”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4월 4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을 통해 “지금이야말로 연준 의장 제롬 파월이 금리를 인하해야 할 완벽한 시기”라며, “그는 항상 늦는다. 이제라도 이미지를 바꿀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를 미루는 이유를 정치적 계산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한 광범위한 관세 부과 정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무역 갈등 심화와 그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경기 둔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트럼프는 이러한 부정적 영향을 금리 인하를 통해 상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파월 의장 “정책은 경제 데이터에 기반…정치 개입은 무관”
같은 날, 파월 의장은 버지니아 알링턴에서 열린 ‘비즈니스 편집·보도 향상 협회(SABEW)’ 연례 회의에서 연준의 독립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정책 결정은 정치적 고려가 아닌, 철저히 경제 지표에 기반하여 이뤄질 것”이라며 대통령의 발언과 선을 그었다.
연준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된 연설문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최근 고용 시장은 균형을 유지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은 2% 목표에 근접해 있지만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3월 실업률이 4.2%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분기별 평균 고용 증가는 15만 명 수준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상승한 관세가 향후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단기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무역, 이민, 재정, 규제 정책 등 행정부가 추진 중인 다양한 변화의 효과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판단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히며, 현 시점에서 금리 조정은 시기상조라는 인식을 내비쳤다.
“관세로 인한 일시적 인플레 가능…장기 기대 인플레 관리 중요”
파월 의장은 "높아진 관세는 일시적인 물가 상승을 초래할 수 있지만, 그것이 장기적인 인플레이션으로 번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우리의 책무"라며, "정책 스탠스를 변경하기 전, 우리는 더 많은 데이터를 기다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설문 말미에서 그는 “연준은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정책 결정은 오직 경제 상황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연준-정치권 갈등 본격화 조짐…금리 정책 향방 주목
트럼프 대통령과 연준 간의 금리 정책을 둘러싼 대립은 2025년 대선 국면 속에서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가 다시금 대통령직 도전을 공식화한 가운데, 경제 성장률과 인플레이션을 둘러싼 논쟁은 정책의 독립성 및 시장 신뢰와도 직결되는 사안이다.
향후 발표될 1분기 GDP 성장률,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핵심 경제 지표는 연준의 정책 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