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기반 네트워크 스타트업 테일스케일(Tailscale)이 최근 1억 6,000만 달러(약 2,304억 원)의 대규모 투자 유치를 완료하며 기업 가치 15억 달러(약 2조 1,600억 원)를 인정받았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액셀이 주도했으며, CRV와 인사이트 파트너스,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owdStrike) 및 스퀘어스페이스(Squarespace) 최고경영자(CEO) 등도 개인 투자자로 참여했다.
테일스케일은 이름과 동일한 가상 사설망(VPN)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이 플랫폼을 통해 기업은 서로 다른 시스템 간에 암호화된 연결을 구성하고, 개발자는 여러 데이터센터에 분산된 워크로드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엮을 수 있도록 돕는다. SAP, 허깅페이스(Hugging Face) 등 글로벌 테크 기업을 포함해 1만 개 이상의 조직이 이 기술을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적인 VPN은 중앙 집중식 게이트웨이를 통해 트래픽을 중계하지만, 테일스케일은 이와 완전히 다른 방식을 추구한다. 게이트웨이를 배제하고 장치 간 직접 연결을 구현함으로써 불필요한 지연을 크게 줄였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샌프란시스코 내 장치 간 통신이 뉴욕에 있는 게이트웨이를 경유해야 하는 기존 구조는 테일스케일의 아키텍처에서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VPN 게이트웨이 없는 통신은 기술적으로 쉽지 않다. 시스템 간 직접 연결을 설정하기 위해선 상대 장치의 IP를 파악해야 하지만, IP 주소는 자주 변경되는 특성이 있어 자동화된 연결 과정에 제약이 따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테일스케일은 각 장치에 고유한 공개 키를 생성하고 이를 통해 식별·연결하도록 설계했다. 이 공개 키는 변하지 않으며, 중앙 서버로부터 자동으로 불러올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연결 지연 없이 신속한 통신이 가능하다.
테일스케일은 개인 사용자에게는 VPN 기능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며, 유료 플랜을 통해 기업 사용자를 공략하고 있다. 유료 플랜에서는 보안 기능, 사용 한도 상향, 악성 기기 차단 도구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로 포함하고 있다.
이번 시리즈 C 투자금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과 제품 기능 확장을 위한 인재 채용에 주로 활용될 예정이다. 테일스케일 측은 특히 무상 제공되는 개인용 버전에 대한 기능 투자를 강화할 계획이며, 향후 출시될 버전이 기존 사용자 환경과의 호환성을 유지하도록 하는 방향성도 강조했다. VPN 기술의 구조적 전환을 향한 테일스케일의 행보가 주요 엔터프라이즈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업계의 주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