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AAPL)이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상장기업의 자리를 마이크로소프트(MSFT)에 내줬다. 이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적용이 임박하면서 해당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냉각된 데 따른 결과다.
미국 동부시간 4월 8일, 애플 주가는 장중 5% 하락하며 시가총액이 2조6천억 달러(약 3,796조 원)을 밑돌았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2조6,500억 달러(약 3,873조 원)의 시장가치를 유지하면서 글로벌 시총 1위를 탈환했다.
이번 급락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34%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본격화됐다. 애플은 중국에서 전체 제품의 약 90%를 조립하는 만큼 관세 리스크에 직접 노출돼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이후 불과 4거래일 만에 애플 주가는 20% 이상 하락했다. 이 여파로 애플의 시총은 약 7750억 달러(약 1,131조 원) 증발했다. 이는 테슬라의 전체 시가총액보다 더 큰 규모다.
중국 정부도 이에 대응해 미국산 제품에 동일한 34% 관세를 매기겠다고 발표하면서 무역 긴장이 격화됐다. 트럼프는 이후 추가로 50% 관세 인상 가능성을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애플은 지난 트럼프 행정부 당시 미중 무역전쟁에서도 일정 부분 예외를 인정받았지만, 이번에는 예외 조항이 적용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매그니피션트 세븐'으로 불리는 기술 대형주 중 최근 일주일 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테슬라는 21.5% 하락했으며, 아마존(AMZN), 엔비디아(NVDA), 메타(META)는 12~13% 하락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GOOG)과 마이크로소프트도 각각 7.7%와 7.2% 하락해 전반적인 기술주 약세 흐름을 반영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관세 정책이 미국 기술 기업 전반에 대한 구조적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애플처럼 글로벌 제조망이 중국에 집중돼 있는 경우 그 영향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무역 정책이 지속될 경우, 첨단기술 시장 전반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