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 시장이 큰 충격을 받은 가운데, 다수의 투자자들이 자산 가치 하락을 실제로 체감하고 있다. 최근 갤럽(Gallup)이 공개한 설문에 따르면 미국인 중 60% 이상이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0년대 중반 50% 초반 수준에서 뚜렷하게 상승한 수치다. 특히 연 소득 10만 달러(약 1억 4,600만 원) 이상 고소득층은 보유 비중이 높았지만, 중산층의 약 3분의 2와 저소득층의 4분의 1 역시 주식시장에 일정 수준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023년 발표한 자료도 이 같은 참여 확대 흐름을 뒷받침한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소득 하위 절반 가구의 3분의 1 이상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상위 소득 가구는 4분의 3 이상, 상위 10% 가구의 경우 95%가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이는 주식 시장 급락이 미국 내 광범위한 계층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번 주 들어 주식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발표 이후 심각한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지난주 이틀 연속의 급락은 금융시장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고, 월요일 장 초반에도 극심한 변동성이 나타났다. 여기에 더해, 유고브(YouGov)는 전체 투자자의 20%가 자신의 투자 성향을 ‘고위험 선호’라고 인식하고 있으며, 40%는 경제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기존 투자를 유지한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시장 불안이 가중되는 가운데, 리솔츠 웰스 매니지먼트(Ritholtz Wealth Management)의 수석 전략가 칼리 콕스(Callie Cox)는 투자자가 겪는 공포는 정상적인 뇌 반응이라면서도, 감정에만 의존하지 말고 장기적인 전략을 유지할 것을 조언했다. 콕스는 "위험이 감지되었을 때 '도망가라'는 신호는 뇌가 의도된 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이지만, 대부분의 경우 뜨거운 불판에 손을 대는 것이 해결책은 아니다"고 비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상호관세 조치는 투자심리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장의 시장 반응뿐 아니라 앞으로 발표될 추가 정책이 투자자들의 방향성과 시장 흐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산층 이상의 자산가들뿐 아니라 점점 늘어나는 일반 투자자층도 이 같은 정책 변화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