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혼돈에 비트코인도 출렁…고래들은 '저가 매수' 나섰다

4월 7일, 미국 주식시장이 급락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S&P 500지수는 장 초반 2.79% 하락하며 사상 최고치 대비 20% 이상 밀려 공식적으로 약세장에 진입했다. 이로 인해 하루 만에 2조 달러(약 2,920조 원) 이상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90일간 관세 유예를 고려 중'이라는 루머가 SNS에서 확산되며 S&P 500은 잠시 동안 6% 가까이 반등했다. 비트코인(BTC) 또한 급격히 상승해 8만 달러를 돌파했지만, 백악관이 해당 루머를 정식 부인하면서 상승세는 30분 만에 꺾였다.

이후 S&P 500은 소폭 반등해 다시 상승 구간으로 진입했지만, 투자자들은 반등의 지속 가능성에 회의적인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시장의 근본적인 하락 요인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일시적 반등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같은 날 아시아 금융시장은 글로벌 교역에 대한 의존도가 큰 만큼 더욱 심각한 반응을 보였다. 홍콩 증시는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13% 급락을 기록했고, 상하이와 타이베이, 도쿄 주요 지수도 7~10%가량 하락했다. 특히 일본 닛케이225 선물은 변동성 제한 장치인 서킷 브레이커가 작동해 거래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9일까지 중국이 미국산 제품에 대한 34% 관세를 철회하지 않으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추가로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며 미중간 관세 전쟁은 또다시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편 비트코인은 주말 사이 시장과의 탈동조화 움직임을 보였지만, 4월 7일 6.5% 하락하며 연중 최저치인 7만4,457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크립토퀀트(CryptoQuant)의 리서치 책임자 훌리오 모레노는 "현재 비트코인의 매수 타이밍이 아니다"라며 투자자들에게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하지만 온체인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일부 대형 투자자들은 하락장을 오히려 기회로 보고 있다. 글래스노드(Glassnode)에 따르면 1만 BTC 이상을 보유한 고래 투자자들이 최근 15일간 집중적으로 매집하며 'Accumulation Trend Score' 지수가 4월 1일경 완전 매수단계를 의미하는 1.0까지 상승했다.

3월 11일부터 이들 고래 계좌에서 약 12만9,000 BTC가 추가로 유입됐고, 이들은 비트코인 7만4,000달러선에서 강력한 지지층을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가격대에는 3월 10일 이후 움직이지 않은 5만 BTC가 데이터상 포착된다.

이와 동시에 1 BTC 미만에서 100 BTC 사이의 일반 투자자들은 오히려 매도세 전환을 보이며 해당 지수는 0.1~0.2 수준으로 낮아진 상태다. 축적과 분산의 흐름이 뚜렷하게 갈리면서 시장 내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비트코인 분석가 악셀 애들러 주니어는 "현재 비트코인 공급량이 활성화된 코인의 연간 변화율을 앞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강세장에서 종종 나타나는 수급 구조이며, 장기적으로는 강한 수요 기반이 형성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비록 단기적으로는 시장 불확실성에 따라 변동폭이 클 수 있지만, 고래들의 누적 매수와 온체인 수요 지표는 중장기 회복에 대한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