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새로운 무역 관세가 전 세계 금융시장에 충격을 가하면서, 비트코인(BTC)을 보유한 투자자들에게도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이번 정책 발표 이후 암호화폐 시장 역시 흔들리고 있으며, 비트코인은 7만 5,000달러 선에서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부는 이러한 시장의 불확실성을 매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아서 헤이즈(Arthur Hayes) 비트멕스(BitMEX) 공동 창립자는 4월 7일 X(옛 트위터)를 통해 "하루 종일 비트코인을 조금씩 매수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추가 매수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비트코인이 현재 전체 암호화폐 시장에서 약 60.5%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조만간 이 비중이 70%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헤이즈는 앞서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직후 암호화폐 시장이 급락할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 'Trump Truth'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친암호화폐 기조에 대한 기대가 정책 현실과 충돌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실제로 헤이즈가 설립한 투자사 메일스트롬(Maelstrom)은 지난 2024년 12월 비트코인이 약 10만 달러(약 1억 4,600만 원)에 육박했을 때 일부 물량을 매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개인 투자자와 기관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 행보를 예측하기 힘들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결제 인프라 기업 머큐리오(Mercuryo)의 공동 창립자 페트르 코지야코프(Petr Kozyakov)는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매수 후 보유 전략에 점점 의문을 품고 있다"며 "시장 과매도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관망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비트코인이 장기적으로 '디지털 금'으로 입지를 굳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ARK인베스트의 창립자 캐시 우드(Cathie Wood) 역시 비트코인이 금을 대체하는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하며 비슷한 낙관론을 내놓고 있다. 그녀는 올해 2월 "비트코인이 금을 대체하는 흐름은 이미 시작됐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비트코인의 미래에 대한 시각은 엇갈린다. 잭 도시(Jack Dorsey) 전 트위터 CEO는 비트코인이 단지 가치 저장 수단에 그칠 경우 실질적 효용이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4월 2일 팟캐스트 'Presidio Bitcoin'에 출연해 "결제 기능이 없는 비트코인은 점점 더 무의미해진다"며 "비상시에만 꺼내 쓰는 존재가 되어버리면 결국 시장에서 외면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은 여전히 결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비트페이(BitPay)와 같은 플랫폼에서는 2024년에도 수십만 건의 암호화폐 결제가 이루어졌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글로벌 무역 결제 수단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비트코인이 단순한 가치 저장 수단을 넘어 실물 사용처를 확대해 나가야만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