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새로운 관세 정책이 촉발한 글로벌 무역 전쟁 우려로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이 영향으로 비트코인(BTC)은 24시간 만에 10% 하락해 7만4,600달러로 떨어졌고, 이더리움(ETH)은 22% 급락해 1,514.40달러를 기록했다.
알트코인도 충격을 피해가지 못했다. XRP는 1.70달러로 밀리며 200일 이동평균선을 하향 이탈했다. 기술적 분석상 헤드앤숄더 패턴이 완성돼 향후 1.07달러까지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 솔라나(SOL)는 100달러 지지선을 깨고 50일 평균선 아래로 내려앉았으며, 도지코인(DOGE)도 20% 가까이 빠지며 0.13달러로 주저앉았다.
암호화폐 시장 전반을 추종하는 코인데스크20 지수는 하루 만에 12% 하락했고, 비트코인 점유율은 63%로 202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위험회피 심리가 커지며 알트코인에서 비트코인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미국 증시도 약세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S&P500 지수는 금요일 하루에만 5.97% 하락했고, 프리마켓에서도 5% 추가 하락 중이다. 전 세계 증시도 급락세를 보이며 홍콩 항셍지수는 13.22% 하락,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이번 급락은 지난 4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관세 조치를 발표한 이후 시작됐다. 중국은 4월 9일부터 34%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맞대응하며 긴장을 높이고 있다. 아르헨티나, 대만, 인도 등도 추가 관세를 피하기 위한 협상에 나섰다.
이같은 불확실성 속에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로 하락했고, 금은 온스당 3,037.6달러로 소폭 상승했다.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청산이 급증하며 BTC 선물의 하루 청산액은 5,880만 달러를 기록했고, 그중 75%가 롱 포지션이었다. BTC 현물 ETF 자금도 6,490만 달러 순유출됐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의 경기침체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4분기 GDP 전망을 0.5%로 하향하고, 연준이 6월부터 기준금리를 총 1.3%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측했다. 시장 변동성을 보여주는 VIX(공포지수)는 장전 거래에서 60을 돌파하며 급등했다.
오는 4월 9일 미국과 중국의 관세 발효, 10일 미국 SEC의 암호화폐 규제 공개 토론회, 11일 테라폼랩스 권도형 대표의 법정 심문 등 굵직한 일정들이 이어질 예정이어서 당분간 금융시장 불확실성은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