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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기간 중 제안했던 '프리덤 시티(Freedom Cities)' 건설 계획이 본격적인 추진 단계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주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공공 부지에 최첨단 신도시 10곳을 건설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프리덤 시티는 복잡한 행정 규제와 환경 심사를 대폭 생략하고 개발이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미국 전역에서 저렴한 주택 공급을 가로막아온 주요 장애물을 제거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사실 프리덤 시티 자체는 신선한 아이디어라기보다는 1800년대 후반부터 존재해 온 '차터 시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개념이다. 그럼에도 실리콘밸리 주요 인사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었으며,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승리에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분석된다. 초기 비트코인(BTC)과 블록체인 기술 지지자이기도 했던 일론 머스크(Elon Musk), 피터 틸(Peter Thiel), 마크 안드레센(Marc Andreessen), 발라지 스리니바산(Balaji Srinivasan) 등이 대표적인 후원자다.
지난 3월 중순, 내무부 장관 더그 버검(Doug Burgum)과 주택 및 도시 개발부 장관 스콧 터너(Scott Turner)는 미사용 연방 토지를 주거용으로 전환하기 위한 합동 태스크포스 구성을 발표했다. 이들은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을 통해 "미국은 더 많은 저렴한 주택이 필요하고, 연방정부는 이를 위해 연방 소유 토지를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프리덤 시티 추진 배경으로는 미국 전역에서 심화되고 있는 주택 부족 문제가 꼽힌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과도한 규제 완화가 오히려 법체계를 무력화하고 특정 집단에 특권을 부여하는 형태로 변질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물환경 보호법이나 멸종위기종 보호법처럼 기존 법률의 적용이 어려운 지역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지리학과 부교수 맥스 우드워스(Max Woodworth)는 "평상시라면 연방정부가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일은 터무니없는 일로 치부됐을 것"이라면서도 "지금은 정상적인 시기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신도시 프로젝트가 다양한 정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실험장으로 활용돼 왔다고 덧붙였다.
프리덤 시티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일부는 이를 19세기 말 회사 소유 도시였던 '컴퍼니 타운'을 현대적 포장을 입혀 부활시키려는 시도라고 비판하며, 특히 과거에는 회사 발행 대체 화폐로 거래가 이뤄졌던 반면 오늘날에는 암호화폐가 프리덤 시티의 핵심 통화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달리 톰 벨(Tom Bell) 채프먼대학교 폴러 로스쿨 교수는 프리덤 시티가 법이 없는 무정부지대가 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그런 생각은 만화책을 너무 많이 읽은 결과"라고 반박했다. 그는 "도시를 건설하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데, 투자자들은 무질서를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규제를 모두 없애는 것이 아니라 더 효율적인 방식으로 투자와 건설을 촉진하는 목표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추진 중인 '프리덤 시티 법안(Freedom Cities Act)' 초안에 따르면, 새로 세워질 도시는 기존 연방 규제를 대체하는 보다 효율적인 규제 체계로 개발자들의 프로젝트 심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 주도의 프리덤 시티 계획은 향후 미국 주거 정책과 암호화폐 산업 전반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