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메타플래닛(Metaplanet)이 20억 엔(약 176억 원) 규모의 무이자 채권을 조기 상환하며 재무 건전성 개선에 나섰다. 이 채권은 비트코인(BTC) 매입을 위한 자금 조달 목적의 일환으로 발행된 것이며, 상환 완료일은 4월 4일로 당초 만기일보다 5개월 이상 앞당겨졌다.
메타플래닛은 4월 7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채권이 자사 계열 펀드인 이보펀드(Evo Fund)를 통해 발행된 ‘제9차 일반 채권’이라고 밝혔다. 무이자 형태의 구조로 인해 이번 조기 상환이 회계연도 2025년 재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공격적인 비트코인 매입 정책을 펼치며 BTC를 중심 자산으로 채택해 왔다. 현재 메타플래닛이 보유한 비트코인은 총 4,206 BTC로, 시가 기준으로는 약 4억 4,000만 달러(약 6,400억 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메타플래닛은 비트코인을 보유한 상장 기업 중 상위 10위 안에 들게 됐다.
비트코인 중심 전략은 지난 1월에 공개된 중장기 계획의 일환으로, 회사는 2026년 말까지 최대 2만1,000 BTC를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7억 달러(약 1조 200억 원) 이상의 자금 조달도 고려 중에 있다. 이 같은 적극적 태도는 자사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해, 메타플래닛의 주가는 작년부터 4,800% 넘게 상승한 바 있다.
메타플래닛의 CEO인 사이먼 게로비치(Simon Gerovich)는 최근 게시물을 통해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성은 희소성과 장기 잠재력을 지닌 자산이 지닌 자연스러운 속성"이라며 장기 투자 관점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비트코인 가격 하락 시 매수에 나서는 ‘저가 매수 전략(buy-the-dip)’을 지속적으로 실현해 왔다고 언급했다.
한편,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해방의 날(Liberation Day)' 관세 정책 여파로 암호화폐와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이며 비트코인 가격은 4월 7일 기준 8만 달러 선 아래로 급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발표 후 미국 S&P500 지수는 이틀 만에 5조 달러 규모의 시가총액을 증발시켰으며, 이는 암호화폐 시장에도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