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가 미국 대형 및 중형 은행들에 대한 투자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고율 관세 조치가 경기 침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에서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리서치 노트를 통해 대형 및 중형 은행 업종의 투자 등급을 기존의 '매수'(attractive)에서 '중립'(in-line)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베시 그레이섹(Betsy Graseck)을 포함한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급격한 둔화를 기본 시나리오로 전망하면서, 점차 고조되는 불확실성과 민간 소비 부진이 자본시장 회복을 지연시킬 것이라 경고했다.
특히 고율 관세의 영향으로 미국 소비자들이 기존 소비 수준을 유지할 만한 저축 여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로 인해 소비 지출이 둔화하고, 그 여파로 대출 증가도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동시에 신용 손실 증가 가능성도 제기되며, 소비자 및 기업 대출 부문에서 수익성이 추가로 악화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번 투자 등급 조정에는 개별 종목에 대한 등급 변화도 포함됐다. 골드만삭스(GS)는 '비중 확대'(overweight)에서 '시장 비중'(equal-weight)으로 강등됐다. 투자은행 수익 비중이 높은 골드만삭스가 경기 침체와 시장 악화에 상대적으로 더 취약하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뱅크오브아메리카(BAC)는 저평가 매력을 이유로 '시장 비중'에서 '비중 확대'로 상향됐다.
골드만삭스 주가는 해당 발표 당일 장중 1% 가까이 하락했으며, 뱅크오브아메리카 주가는 2.7% 상승했다.
중형 은행에 대한 전망 역시 하향 조정됐다. 만한 고살리아(Manan Gosalia)가 이끄는 애널리스트 팀은 "트럼프 행정부의 예상보다 빠르고 높은 관세 정책으로 인해 경기 침체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으며, 이는 대출 성장률과 미래 주당순이익(EPS), 멀티플에 모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무역 정책이 금융 업종 전반에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계속해서 주의가 요구된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관세 정책이 장기적인 금융시장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정책 방향과 그에 따른 업계 대응이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