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현 제타큐브 기술총괄 대표는 지난 27일 'DePINA: DePIN Accelerator KOREA' 부트캠프에서 강연을 통해 "AI와 DePIN(탈중앙 물리 인프라 네트워크) 시대를 맞아, 진정한 탈중앙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물리적 분산이 가능한 데이터센터 인프라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디핀(DePIN) 기술이 어떻게 기존 산업 구조를 혁신하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할 차세대 인프라로 제타큐브가 개발한 'NANODC'(Nano DePIN Center)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조 대표는 오랜 해외 비즈니스 경험과 통신·블록체인·AI 산업을 아우르는 개발 경력을 바탕으로, 디핀의 등장 배경을 산업 혁명에 비유해 설명했다. 그는 "1차 산업(증기 기관), 2차 산업(대량 생산), 3차 산업(컴퓨터, 자동화) 단계를 거쳐, 현재 4차 산업혁명은 사이버-물리 시스템(Cyber-Physical Systems)과 초연결 사회를 실현하고 있다"며, "디핀은 이 거대한 전환 속에서 자연 발생적으로 등장한 인류를 위한 기술"이라고 정의했다.
특히 그는 "기존 중앙 집중형 데이터센터 모델은 AI와 IoT 시대의 폭발적인 데이터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AWS, Azure, GCP와 같은 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는 인프라 확대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했지만, 이익을 소비자와 공유하지 않고 60% 이상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비판했다. 이에 반해 DePIN은 분산된 개인과 기업이 직접 인프라 제공자가 되어, 자원 순환과 공동 거버넌스를 통해 보다 공정한 가치 분배를 실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디핀 네트워크의 필수 조건으로 ▲물리적 하드웨어 인프라 ▲인센티브 메커니즘 ▲패널티 메커니즘 ▲합의 메커니즘(POS 기반) ▲다양한 기여자 구조 ▲토큰 기반 경제 시스템 ▲커뮤니티 거버넌스 등 7대 요소를 제시했다. 그는 "디핀은 단순한 분산 저장이나 컴퓨팅을 넘어, 실질적인 경제 주체 간 신뢰와 보상을 조정하는 정교한 메커니즘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의 핵심은 제타큐브가 개발한 NANODC(나노디핀센터)였다. NANODC는 전통적인 데이터센터의 중앙집중형 구조를 탈피해, 소형화·모듈화된 장비를 다양한 지리적 위치에 분산 배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단일 장비로 GPU 연산, 스토리지 저장, 블록체인 노드 운영을 모두 수행할 수 있으며, 파일코인(Filecoin) 스토리지 노드와 Aethir(에이셔) GPU 네트워크를 동시에 지원한다. 한 대의 NANODC는 48대 GPU와 20PiB 이상 대용량 저장공간을 통합 제공할 수 있으며, 자체 배터리 백업을 통해 정전 상황에서도 최대 5시간 연속 운영이 가능하다.
조 대표는 "NANODC는 15kW 전력과 1Gbps 인터넷만 있으면 하루 만에 설치 가능하며, 전 세계 어디서든 탈중앙화된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프랜차이즈 모델처럼 다양한 지역에 설치해 운영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각 노드 운영자가 별도의 전문 지식 없이도 유지보수할 수 있도록 태블릿 기반의 관리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NANODC는 국내 5개 거점에서 운영 중이며, 글로벌 확장도 준비 중이다.

또한 그는 DePIN과 AI의 시너지를 강조했다. 조 대표는 "AI의 대규모 학습과 추론을 위해서는 막대한 GPU 자원이 필요하지만, 기존 중앙화 클라우드에서는 과도한 비용이 발생한다"며, "에이셔(Aethir) GPU 네트워크와 파일코인 분산 스토리지를 결합해 6분의 1 수준의 비용으로 AI 인프라를 운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타큐브는 NANODC 기반 DePIN 인프라를 확산시키기 위해, ISMS(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을 획득했으며, 합법적인 가상자산 수탁 및 유동화 플랫폼 구축도 완료했다. 조 대표는 "ISMS 가상자산 예치 및 유동화 인증을 국내 최초로 획득함으로써, DePIN 인프라를 법적·제도적으로도 뒷받침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한편, 초소형 탈중앙화 데이터센터 솔루션인 '나노디핀센터(NANODC)'를 선보인 제타큐브는 최근 'WIS 2025(World IT Show)'에 참가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제타큐브는 이번 행사에서 중국 생성형 AI 서비스인 '딥시크(DeepSeek)'에 결제 서비스와 나노DC 장비를 수출하는 협력을 이끌어냈다. 중국 측 바이어인 쓰촨 클라우드 텐푸 테크놀로지와는 200만 달러 규모의 딥시크 결제 서비스 수출 계약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제타큐브 관계자는 "바이어와 실질적 협력 논의를 진행해 자사 기술의 글로벌 시장 확장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특히 중국 시장 내 수요와 성장 잠재력을 고려할 때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조정현 대표는 "DePIN은 앞으로 10년, 20년간 인프라 산업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제타큐브는 NANODC를 통해 DePIN 생태계 확산을 선도하고, 대한민국의 4차 산업혁명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