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에 혼조세가 나타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중국 관세 경고가 투자심리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4월 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S&P500지수는 0.2% 하락하며 거래를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0.9% 떨어졌고 나스닥지수는 소폭 상승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34% 보복관세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추가로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여파로 장 전반이 출렁였다.
이러한 무역갈등 재점화 우려는 건자재, 철강 등을 중심으로 수입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업종에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특히 미국의 농촌 생활용품 유통기업 트랙터 서플라이(TSCO)는 이날 5.8% 급락하며 S&P500 구성 종목 중 가장 많은 낙폭을 기록했다. 과거 트럼프 행정부 시절에도 관세 인상에 일정 부분 대응책을 마련했던 기업이지만, 여전히 중국산 품목이 공급망 내 비중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공구 제조업체인 스탠리 블랙앤데커(SWK) 역시 5.7% 하락했다. 회사 측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올해 관세로 인한 순효과가 최대 2천만 달러(약 292억 원)에 달할 수 있다고 밝히며, 공급망 조정 및 가격 전략 등 대응책 모색 중임을 밝혔다. 아시아 생산기지를 다수 보유한 스탠리는 미·중 간 관세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매출과 수익성에 추가적인 부담이 예상된다.
건설주도 후퇴했다. 금리 안정 기대감과 캐나다산 목재의 관세 면제 조치로 지난주 상승세를 보였던 주택건설 관련주들은, 여타 건축 자재 제품에 남아 있는 가격 압력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반락했다. D.R.호튼(DHI), 펄티그룹(PHM), NVR 등 주요 주택건설주는 일제히 5% 안팎 하락했다. 미국주택건설협회(NAHB)는 여전히 다른 원자재에 대한 관세 부담이 주택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인공지능(AI) 관련주는 반등에 성공했다. 슈퍼마이크로 컴퓨터(SMCI)는 최근 조정장에서 기술주는 과도하게 타격을 입었다며 반등에 나섰고, 이날 주가가 10.7% 급등하며 S&P500 어몽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버니스타인 등 일부 애널리스트는 AI 기반 서버 및 반도체 수요에 대한 장기적 긍정 전망을 유지하면서 시장의 일시적 변동성과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시장의 또 다른 화제는 할인유통업체 달러트리(DLTR)였다. 씨티그룹이 기존 '중립' 의견을 '매수'로 상향 조정하면서 주가는 7.8% 올랐다. 씨티는 글로벌 공급망 혼란 상황에서 달러트리의 가격 정책 유연성이 강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며, 점포당 판매가격을 $1.25에서 $1.75 수준으로 올려도 소비자 반발이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텍사스 퍼시픽 랜드(TPL)도 6.9% 상승하며 상승 대열에 합류했다. 퍼미언 분지 내 대지 보유 자산을 활용해 수자원 판매, 부지 임대, 암호화폐 채굴 사업 등으로 수익 다변화를 추진 중인 이 기업은 원자재 호황 기조 속에서 점진적 부각을 받고 있다.
이날 증시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정책 발언을 계기로 주요 지수들이 민감하게 반응한 가운데, 향후 관세 정책의 구체화 여부에 따라 업종별 등락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단기적으로 기업여건에 따라 타격 수준에 차등이 발생할 수 있음으로 인해, 투자자들은 업종 내 공급망 구조와 가격 전가 전략 등 실질적 대응력을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