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Larry Fink)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증시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경고하며, 현재의 조정장이 장기적 관점에서는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 뉴욕에서 열린 경제포럼 연설에서 핑크는 "주식시장이 20% 더 하락할 수 있지만, 이는 장기적으로는 매수 타이밍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사실상 제로"라고 잘라 말하며, 시장이 기대하는 4회의 금리인하는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핑크는 인플레이션이 시장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지속적으로 높은 상태를 유지할 위험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물가 압력의 고착화를 우려하는 가운데, 핑크는 미국 기업 CEO 상당수가 이미 자국 경제가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항공업계 한 CEO의 표현을 인용해 "위험을 경고하는 존재인 '탄광 속 카나리아'가 이미 병들었다"며 상황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한편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강행한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는 자산 시장 전반에 충격을 입히고 있다. 미국 증시는 S&P500과 나스닥 모두 1주일 새 약 10% 하락했으며, 비트코인(BTC)을 포함한 주요 암호화폐 시장도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핑크는 해당 관세정책이 인플레이션의 상승세를 자극하고, 결과적으로 Fed의 통화정책 완화를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같은 날 발표된 중국의 보복 관세 조치가 트리거가 되어, 일본 주식시장도 대규모 하락세를 기록했다. 특히 닛케이225는 하루 만에 7.8% 폭락하며 리먼 위기와 블랙먼데이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핑크는 금융 시스템 전반의 불안으로 번지는 **시스테믹 리스크**는 아직 아니라고 보고 있지만, 시장의 불확실성이 향후 자산 배분 전략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앞서 지난달 공개한 주주 서신에서도 비트코인(BTC)이 미국 달러의 패권을 위협할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핑크는 "미국인이 달러보다 비트코인을 더 안전한 자산으로 여기기 시작하면, 달러의 지배력은 약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는 블랙록이 디지털 자산을 단순히 투자 수단으로만 보지 않고, 정제된 글로벌 금융시스템 내 권력 구도의 변화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처럼 트럼프 정부의 무역 정책과 높은 금리 지속 가능성, 미중 간 갈등 고조가 겹치는 가운데, 전통 자산과 암호화폐 시장 모두 변동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투자자들은 구체적인 경제지표와 통화당국 발언을 주시하며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단서를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