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시장의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고래 투자자들이 대규모 매집에 나서며 조용한 공급 감소가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관세 정책 여파로 금융 시장 전반이 혼란에 빠진 4월 초, 비트코인은 5개월 만에 최저치인 7만4,500달러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하락 속에서도 익명의 대형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적극적으로 축적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온체인 분석 업체 크립토퀀트(CryptoQuant)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초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에도 고래 투자자들의 BTC 매집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2023년부터 2025년 사이 비트코인의 실현 시가총액은 약 200억 달러(약 29조 2,000억 원)에서 1,600억 달러(약 233조 6,000억 원)로 급증했으며, 같은 기간 고래들의 보유량 또한 약 80만 BTC에서 300만 BTC 이상으로 확대됐다. 이는 대형 투자자들이 현재 가격대에서도 강한 확신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매수하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할 수 있다.
2024년 말 기준, 개인 투자자와 고래 투자자 간의 매수 격차는 더욱 뚜렷해졌다. 개인 수요도 지속되고 있으나 실현 시가총액 지표에 따르면 대형 보유자들의 자금력이 이를 크게 상회했으며, 이들은 공급 쇼크에 대비해 전략적인 포지션을 구축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 인해 비트코인 유통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장기적인 강세 심리를 뒷받침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다.
단, 모든 고래들이 하락장에서 동일한 전략을 취한 것은 아니었다. 온체인 분석가 알리 마르티네즈(Ali Martinez)는 4월 7일 하루 동안 1,000만 달러(약 146억 원) 이상 규모의 고래 거래가 1,700건 이상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 시기는 BTC 가격이 단기적으로 7만4,500달러에서 8만1,200달러까지 급등했던 날로, 일부 고래들은 가격 반등 시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비트코인 가격의 핵심 지지선으로는 6만9,000달러가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온체인 데이터에 따르면, 약 122만 개 주소가 이 구간에서 46만 4,000개 이상의 BTC를 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이 가격대를 중요한 분기점으로 인식한다는 의미이며, 향후 가격 안정 또는 상승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래 중심의 이 같은 축적 흐름이 계속된다면 비트코인의 고정된 공급 구조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향후 시장에 공급 충격을 심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단기 변동성에 휘둘리지 않는 장기 보유자가 늘어난다는 점은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시그널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