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리서치랩(BRL)은 '독점 채굴(Exclusive mining)'이라는 새로운 채굴 방식이 탈세, 자금세탁 등의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고 지난 4일(현지시간) 논문을 통해 밝혔다.
BRL의 일라이어스 스트렐 박사와 함부르크 대학 레나 앤티 박사가 공동 작성한 해당 논문은 거래 실행자와 지정 채굴자 (혹은 채굴장) 간 담합의 일종인 독점 채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새 거래가 발생하면 블록체인 P2P 네트워크를 통해 전체 채굴자에게 공개되는 일반적인 방식과 달리, 독점 채굴은 거래 실행자가 사설 채널을 통해 지정 채굴자에게만 거래를 공개해 처리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독점 채굴에 참여하는 채굴자는 거래 기밀을 유지하고 단독으로 거래를 처리해 수수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피어 노드에 새 거래를 전달할 동기가 없어진다. 지정 채굴자를 제외한 타 채굴자들은 거래 내용이 블록에 기록된 후에야 거래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공동 저자들은 이러한 독점 채굴의 목적이 △거래비 변동성을 줄이거나 △미확정 거래를 네트워크로부터 숨겨 독점하거나 △탈세, 자금세탁 등을 위해 자산을 거래 비용으로 위장하기 위함이라고 진단했다.
이를테면 범죄자는 세탁할 비트코인을 지정 채굴자 주소로 전송하고, 일부러 매우 높은 금액으로 책정된 거래 수수료를 채굴자에 지급한다. 채굴자는 받은 비용을 거래소에서 법정화폐로 환전해 이익을 독점으로 취하게 된다.
논문은 "해당 과정이 비트코인 채굴 수익을 현금화하는 합법적인 과정으로 보이기 때문에 적발이 매우 어렵다"며 "범죄자들이 이같은 자금세탁을 진행하기 위해 소규모 블록체인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