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증권위원회가 '투자자 주의 기업' 명단에 바이낸스를 추가하고, 투자자들에게 해당 플랫폼을 이용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19일(현지시간) 디크립트에 따르면 위원회는 "바이낸스가 증권위원회의 허가 없이 거래소를 운영해 현지 증권법을 위반하고 있다"며 이같이 조치했다.
말레이시아 증권법은 증권위원회 승인 없이 암호화폐 거래소를 운영할 경우, 운영자가 최고 230만 달러(약 27억원)의 벌금이나 10년의 직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바이낸스 산하 P2P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은 지난 3월부터 말레이시아에서 법정 통화 링깃으로 비트코인(BTC), 테더(USDT), 이더리움(ETH)등을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암호화폐 평가 사이트 '코인게코(CoinGecko)'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바비 옹은 "말레이시아에서 링깃-암호화폐 간 거래를 지원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은 거래소는 루노, 씨네이, 토크나이즈엑스체인지 세 곳뿐"이라면서 "이 밖에 거래소가 어떤 형태로든 법정화폐-암호화폐 간 거래 채널을 제공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설명했다.
데이빗 로우 루노 아시아 총괄은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플랫폼과 서비스를 적극 홍보하고 위원회 허가 없이 자체 암호화폐 체크카드를 출시하려고 한 것이 블랙리스트에 오른 원인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증권위원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바이낸스는 말레이시아 이용자에 대한 서비스를 중단 없이 지원하고 있다. 바이낸스 고객서비스책임자 스칼렛은 "말레이시아 이용자를 지원하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오지 않았다"면서 "서비스 중단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옹 수석은 "해당 기업들이 말레이시아 법을 무시하고 있지만, 증권위원회의 관할 대상은 아니기 때문에 당국이 조치를 취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낸스는 말레이시아에 별도의 지사를 설립하지 않았으며 본사 소재지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바이낸스와 함께 투자자주의기업에 오른 암호화폐 결제·거래 플랫폼 이토로는 아시아 고객을 호주증권투자위원회 관할 법인에서 관리하고 있다.
로우 총괄은 "말레이시아 이용자는 바이낸스 이용에 따른 모든 위험 부담을 스스로 지게 된다"면서 현지 거래소 이용자들이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