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가 국경 간 송금 부문에서 스테이블코인이 가진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3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제레미 얼레어 서클 CEO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머니무브먼트'에 출연한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전 세계 경제 현황과 글로벌 디지털 통화의 미래, 국경 간 거래에서 스테이블코인의 역할 등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나눴다.
전 장관은 "앞으로 블록체인 분야에서 많은 혁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글로벌 디지털 화폐는 아직 신생 단계"라면서 "내 생애 글로벌 디지털 화폐가 실현된다면 정말 놀라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렌스 서머스는 암호화폐 가치를 뒷받침하는 세 가지 주장이 있고, 이 가운데 두 가지는 충분한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먼저, 전 장관은 기존 법정화폐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암호화폐가 새로운 가치 저장 수단으로 자리할 수 있다는 주장을 지목했다.
그는 "사람들이 기존 화폐로 자산을 보관하고 싶지 않을 만큼, 정부가 기존 화폐의 가치를 떨어뜨리지 않을 것"이라면서 "팬데믹으로 인한 부채 증가와 위기 상황에서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맞추기는 어렵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존 화폐가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 번째로 전 장관은 암호화폐 지지자들이 기대하는 것처럼 암호화폐가 작은 정부, 무정부 등을 지지하는 '자유주의자(libertarian)'를 위한 방편이 되지도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금 이동에 있어서 금융 프라이버시를 기본 인권으로 보는 사람은 없다"며 "정부는 시간이 갈수록 금융 프라이버시를 적게 허용하기 원하며 실제로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머스 전 장관은 기존 송금 시스템의 비효율적인 면을 스테이블코인이 개선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또 이러한 글로벌 스테이블코인이 각국 정부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했다.
그는 "국경 간 송금, 카드 결제, ATM 인출 등에 들어가는 높은 수수료는 기존 결제 시스템의 파편화와 비효율성을 보여준다"면서 "스테이블코인 같은 글로벌 디지털 화폐는 국경 간 거래를 더욱 수월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스테이블코인은 전 세계 어디서든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화폐로 각국 정부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면서 "자국민이 국가 외부로 자산을 자유롭게 옮길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면 어느 정부건 긴장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