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중앙은행은 당장 디지털 화폐를 발행할 계획은 없지만, 민간 디지털 화폐 확산에 대비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25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핀테크 RDV 2020’ 행사에서 팀 레인 캐나다 중앙은행(BOC) 부총재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에 대한 실질적인 필요성을 확인하지 못했지만 발행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발언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CBDC 개념을 적극적으로 연구해왔다. 은행은 지난 5월 R3의 코다 기술을 이용해 싱가포르 통화청(MAS)과 국경 간 정산 작업을 테스트했지만 뚜렷한 이점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부총재는 "CBDC 발행 필요성이 명확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기존 지불결제 생태계를 꾸준히 개선하고 목적에 맞게 유지한다면, 캐나다인은 앞으로도 좋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민간 디지털 화폐가 널리 사용되어 캐나다달러를 위협한다면 이러한 입장은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부총재는 "캐나다 통화 주권을 보호하기 위해 CBDC를 사용할 수 있다"면서 은행이 민간 디지털 화폐 확산에 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캐나다 중앙은행 부총재는 은행이 "CBDC 프로토타입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앞으로 여러 관계자들과 설계 관련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캐나다가 안정성, 접근성, 프라이버시, 가치저장 기능 등 현금의 장점을 디지털 버전으로 제공하여 소비자가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CBDC를 설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가장 주목하는 민간 디지털 화폐는 페이스북이 주도하는 리브라(Libra)다. 올 상반기 출시를 예정했지만 많은 규제 압박에 프로젝트 추진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한편, 리브라는 내부적으로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레인 부총재는 "리브라를 예정대로 출시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하지만 은행이 화폐의 미래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알려준 좋은 사례가 됐다"고 평가했다.
지난 1월 영란은행과 유럽연합, 스위스, 스웨덴, 캐나다, 일본 중앙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과 함께 디지털화폐에 대한 공동연구를 위해 실무그룹을 조직했다. 현재 중국과 스웨덴은 각각 디지털 위안화, 이크로나를 개발하며 최초의 디지털 화폐 발행에 가장 근접해 있다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