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8만 2,000달러 지지선 아래에서 주간 종가를 기록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미국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 정책이 예상보다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실망 매물이 출회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7일 서명한 행정명령을 통해 정부가 압수한 암호화폐를 활용해 비트코인 준비금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신규 매입 없이 기존 보유 자산만 운용하는 방식을 택하면서 시장의 기대감을 충족하지 못했다.
비트파이넥스(Bitfinex) 애널리스트들은 "연방 정부의 비트코인 매입이 기관 투자를 유도할 것이란 기대가 있었지만, 계획이 기존 보유 자산에 의존하는 형태로 발표되며 상승 기대감이 꺾였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정책이 발표되면서 단기적인 비트코인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트코인은 트럼프의 백악관 암호화폐 정상회담이 열렸던 3월 7일 이후 9만 달러를 넘지 못한 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주 8만 2,000달러 이상에서 종가를 형성할 경우 투자 심리가 일부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암호화폐 시장은 거시경제적 요소에서도 압박을 받고 있다. 넥소(Nexo) 분석가 일리야 칼체프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노동시장 관련 지표가 비트코인 가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특히 금리 인하 기대감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8만 2,000달러 지지선이 무너질 경우 대규모 청산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암호화폐 데이터 플랫폼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해당 가격대 아래로 하락할 경우 약 11억 3,000만 달러(약 1조 6,500억 원) 규모의 롱 포지션 강제 청산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비트코인의 상대강도지수(RSI)가 28 수준까지 하락하며 과매도 구간에 진입한 점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저점 형성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낙관론도 나오고 있다. 암호화폐 분석가 렉트 캐피털(Rekt Capital)은 "현재 RSI 값은 비트코인의 바닥이거나 저점에서 2~8% 내외의 하락폭이 남아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최근의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관심은 여전히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적인 비트코인 관련 정책 발표에 쏠려 있다. 향후 연방정부의 적극적인 개입 가능성과 거시경제 흐름이 맞물리며 비트코인 가격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