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한국 원화가 암호화폐 거래에 가장 많이 사용된 법정화폐 자리에 올랐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카이코 데이터를 인용, 올해 1분기 중앙화 거래소에서 발생한 원화 거래량이 4560억 달러(630조원)를 기록하며 미국 달러 거래량(4450억 달러)을 제쳤다고 전했다.
매체는 "2024년 1분기에 한국 원화는 누적 거래량 기준 미국 달러를 넘어섰다"면서 거시경제 환경의 개선과 국내 거래소의 경쟁 심화로 인해 지난달 초 국내 거래량이 약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원화와 달러에 이어 유로(590억 달러), 터키 리라(500억 달러), 일본 엔화(420억 달러), 영국 파운드(70억 달러) 순으로 많은 암호화폐 거래가 발생했다.
블룸버그는 원화 표시 거래량의 증가의 원인이 계속되는 국내 거래소 간 수수료 전쟁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업비트는 2021년부터 한국 암호화폐 시장의 82%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빗썸, 코빗 등 경쟁 거래소는 이 같은 시장 점유율을 가져오기 위해 제로 수수료 프로모션 등을 진행했다.
코빗은 여전히 1% 미만의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지만, 빗썸의 경우 2023년 10월 제로 수수료 정책을 도입한지 몇 달 만에 시장 점유율이 3배 증가하는 효과를 보기도 했다.
한편, 카이코는 이 같은 공격적인 수수료 정책으로 인해 빗썸 수익을 악화했다고 밝혔다.
암호화폐 분석업체는 "공격적인 제로 수수료 전략과 그에 따른 거래량 급증에도 불구하고 빗썸의 연간 수익은 작년 60% 감소했다"면서 "수익이 크게 감소하자 빗썸은 출시 5개월 만인 지난 2월 5일 제로 수수료 캠페인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따.
한편, 블룸버그는 한국이 고위험 암호화폐에 대한 투기적 수요가 유독 높다는 점 역시 원화 거래량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매체는 "한국 암호화폐 시장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같은 대형 암호화폐보다 규모가 작고 변동성이 큰 알트코인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면서 "평균 한국 암호화폐 거래량의 80%가 알트코인 거래"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달 고위험·고수익 특성을 가진 '볼러틸리티 셰어스의 2x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Volatility Shares’ 2x Bitcoin Strategy ETF, BITX)'에 한국 거래자들이 다수 몰렸다는 점도 언급했다.
카이코는 원화 거래량이 4월 들어 감소했다면서 홍콩 암호화폐 ETF 승인과 함께 반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홍콩은 현재 3개 비트코인 현물 ETF와 이더리움 현물 ETF를 승인한 상태다. 약 2주 안에 홍콩 증시에 상장·거래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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