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그레이스케일 판결에 항소하지 않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비트코인이 이날 새벽 상승 모멘텀을 보였다.
13일(현지시간) 더블록 등 외신은 SEC가 그레이스케일 ETF 신청을 재검토하라는 법원 판결에 항소하지 않았다면서, 미국 최초의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가능성에 한발 더 가까워졌다고 보도했다.
그레이스케일은 2021년 10월 주력 상품인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의 ETF 전환을 신청했지만 반려되자 작년 SEC에 소송을 걸었다.
지난 8월 법원은 "SEC가 임의적이고 일관성 없는 결정을 내렸다"면서 신청 재검토를 명령했다. 당국이 승인한 비트코인 선물 ETF가 현물 ETF와 큰 차이가 없다는 주장을 받아들이며 그레이스케일의 손을 들어줬다.
이 같은 법원 결정에 대해 SEC는 13일 자정까지 이의를 제기할 수 있었지만 현재 기한을 넘긴 상태다.
앞서 블룸버그, 로이터 등이 SEC가 항소 계획이 없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이날 새벽 비트코인은 2만7000달러까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는 소폭 내린 2만686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GBTC는 세계 최대 암호화폐 펀드로, 현재 기초 비트코인 대비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할인율은 한때 50%에 달했다가 유리한 판결 이후 17% 수준까지 좁아졌다.
SEC가 그레이스케일 ETF 신청 건을 승인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법원이 문제 삼은 것 외의 다른 사유를 들어 들어 거부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현재 블랙록, 피델리티, 아크 인베스트 등 대형 플레이어들도 SEC의 현물 ETF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일각에선 내년 초 첫 승인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 애널리스트 제임스 세이파트는 트위터(X)를 통해 "SEC와 아크, 21쉐어스 사이에 건설적인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90% 확률로 1월 10일까지 아크의 BTC 현물 ETF가 승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현물 투자 노출이 가능한 ETF 승인을 통해 암호화폐에 대한 기관 접근성이 높아지고 새로운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한편 유명 매크로 투자자이자 리얼비전 최고경영자 라울 팔은 ETF가 대규모 자금 유입을 위한 만병통치약이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ETF는 암호화폐 경제와 전통 금융 사이의 무역 계약으로, 암호화폐 경제에 새로운 FDI(외국인직접투자)를 허용하는 것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라울 팔은 "ETF는 수요 측면에서 느리게 시작될 수 있지만, 24개월 후 약 200억 달러 이상의 FDI가 유입될 것이며, 승수 효과로 디지털 자산 경제에 수 천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