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4일(현지시간)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특정 요건을 충족한 토큰에 대해 ‘커버드 스테이블코인(covered stablecoin)’이라는 정의를 신설했다. 이들 스테이블코인은 증권으로 간주되지 않으며, 해당 거래에 대한 보고 의무에서도 면제된다.
SEC가 밝힌 ‘커버드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와 1:1 비율로 상환 가능하며, 전액이 실물 화폐 혹은 단기·저위험·고유동성 자산으로 담보된 토큰이다. 이는 알고리즘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이나, 이자 수익이 발생하는 스테이블 토큰 등은 제외되는 정의로, 이들에 대한 규제 지위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다.
이번 지침은 직전 SEC 발표에서 거론된 제니어스(GENIUS) 법안과 2025년 도입 예정인 스테이블법(Stable Act)과도 내용상 일치한다. 두 법안 모두 미국 달러 및 국채로 뒷받침되는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달러의 세계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따라 중앙화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규제 금융기관에 예치한 현금과 단기 국채를 담보로 삼고 있으며, 이는 미국 달러에 대한 글로벌 수요를 강화하고 미국 국채의 매수를 유도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실제 테더(USDT)를 발행하는 테더사는 현재 미국 재무부채 보유 규모 기준으로 세계 7위에 올라 있으며, 캐나다, 독일, 한국보다도 앞선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의 확산이 미국 정부의 자산시장에도 실질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SEC는 커버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대해 예치금과 운영자산의 혼용을 금지하고, 토큰 보유자에게 이자나 수익을 제공하는 행위도 단호히 차단했다. 또한, 보유한 준비금으로 투자나 시장 투기를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며, 해당 자산은 완전히 분리된 형태로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업계는 온체인 상에서 이자 수익을 제공하는 방안이 스테이블코인의 진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하며, 법 개정 필요성을 피력 중이다. 코인베이스 등의 주요 사업자들은 새로운 스테이블코인 규정이 수익 제공 기능을 포함할 수 있도록 보완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백악관이 주최한 ‘디지털 자산 정상회의’에서 미 재무장관 스콧 베슨트는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패권을 강화하는 핵심 수단"이라며 "규제와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다루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디지털 자산 전략에 따라 현행 규제체계를 정비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