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개발자가 미래의 보안 위협으로 간주되는 양자컴퓨터 공격에 대비하기 위한 획기적인 시스템 변경을 제안했다. 이번 제안서는 비트코인 개발자 메일링리스트를 통해 공개됐으며, 기존의 취약한 주소에서 보안이 강화된 새로운 주소로 자산을 강제 이전하는 방식을 포함하고 있다.
아그스틴 크루즈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 개발자가 제안한 내용은 ‘양자 저항 주소 이전 프로토콜’로 명명됐으며, 전체 네트워크의 합의 및 하드포크를 수반할 가능성이 있다. 해당 프로토콜이 도입되면, 사용자는 특정 기한까지 자산을 새로운 지갑으로 이동시켜야 하며, 기한이 경과한 주소에서는 보내기가 불가능해진다. 이로 인해 자금 이전이 이뤄지지 않은 지갑에 보관된 비트코인은 통용량에서 제외되면서 비트코인의 유통 총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크루즈는 자신의 제안 이유로 “양자 컴퓨터의 위협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합법적인 자산 소유자가 자금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옵션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재 비트코인의 보안은 ‘타원곡선 디지털 서명 알고리즘’에 의존하고 있으나, 이는 고성능 양자컴퓨터 앞에선 무력화될 수 있다.
이와 같은 우려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발표한 양자 기술 ‘마요라나 원(Majorana One)’으로 더욱 현실화되고 있다. 해당 기술은 양자컴퓨터의 계산 능력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어, 실용적인 양자컴퓨터의 등장이 수십 년에서 수년 내로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IT 보안 전문가 파브리치오 미쿠치에 따르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ETH)을 포함한 주요 암호화폐 대부분이 동일한 암호화 구조를 차용하고 있어, 고성능 양자컴퓨터 출현은 시장 전반에 잠재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그는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양자 이후(post-quantum) 암호기술’로 조속히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이더리움의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은 지난해 3월, 양자 보안 이슈가 발생할 경우 긴급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솔라나(SOL)는 올해 1월 ‘Winternitz Vault’ 라는 보안 강화 기술을 도입했다. 한편, 비트코인 커뮤니티는 작년 11월부터 유사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었으나, 전문 기술진조차 실제 위협은 아직 상당히 높은 기술 장벽이 있다고 보고 있다.
향후 양자컴퓨터 관련 기술과 비트코인 보안 기술이 어떤 식으로 상호작용하며 진화할지에 따라, 비트코인의 구조적인 변화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제안은 보안 강화와 사용자 재산권 보장 사이에서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