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펑 자오 바이낸스 CEO가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비트코인 준비금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트윗을 올려 논란이 됐다.
22일 창펑 자오는 트위터를 통해 4개월 전 기사를 첨부하면서 "그레이스케일의 63만5000 BTC가 코인베이스 커스터디에 보관돼 있다고 하는데, 당시 코인베이스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60만개 미만이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사진=삭제된 코인베이스 의혹 트윗 / 출처 @NYCPunter 트위터 계정
바이낸스 CEO는 코인베이스의 비트코인 준비금이 불충분할 가능성을 암시하면서도 기사를 단순 인용했을 뿐 자신의 주장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18일 암호화폐 투자 상품 제공업체 그레이스케일은 협력 공급사 제네시스의 유동성 위기가 야기한 투자자 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해 "투자 상품의 기초 디지털 자산(암호화폐)'은 모두 '코인베이스 커스터디'에 보관돼 있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CEO는 창펑 자오의 주장을 간접적으로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거래소 재무 현황을 담은 3분기 주주 서한을 첨부한 트윗을 통해 "지난 9월 30일 기준 코인베이스는 200만 BTC, 399억 달러(한화 약 54조원) 상당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9월 30일 기준 코인베이스 고객 암호화폐 자산 보유량 기록 / 출처 브라이언 암스트롱 트위터
코인베이스 CEO는 "퍼드(FUD)를 보게 되면 코인베이스가 상장 기업이고, 재무 상태가 공개돼 있음을 기억해달라"고 강조했다.
FUD는 Fear(공포), Uncertainty(불확실성), Doubt(의심)의 약자로, 부정적인 시장 분위기를 촉발하기 위한 '허위 정보'를 가리킨다.
그는 "산업을 책임 있게 건설하기 위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면서 "잘못된 정보에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창펑 자오는 '코인베이스 의혹' 트윗을 게재 5분 만에 삭제했다.
그는 "브라이언 암스트롱이 기사에 나온 데이터가 잘못됐다는 것을 확인해줬다"면서 "이전 트윗은 삭제했다. 업계 투명성을 개선하게 위해 함께 협력하자"고 트윗을 올렸다.
한편, 커뮤니티는 세계 최대 거래소의 수장이 확인 없이 경쟁 거래소의 부실을 암시하는 트윗을 올린 것이 부적절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매우 실망스럽다', '모든 경쟁업체를 제거하려고 한다', '코인베이스에 대한 뱅크런을 시도했다'는 등 비판이 쏟아졌다.
리플렉시비티 리서치의 디지털 자산 연구소 공동 설립자인 윌 클레먼트는 "멋진 모습은 아니었다"면서 "산업을 보호하겠다는 뜻은 이해하지만 창펑 자오는 (코인베이스) 거래소와 수탁 업체 월렛이 분리돼 있다는 것을 알 만큼 충분히 똑똑한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암호화폐 분석 업체 메사리 창업자인 라이언 셀키스는 "코인베이스가 200만 BTC를 보유했다는 사실이 감사 재무 현황에 나와있다"면서, 창펑 자오가 공개 트윗을 통해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의문을 던지기도 했다.
암호화폐 애널리스트 '@360_trader'는 "트윗을 지웠지만 이미 스스로 악당임을 드러냈다"면서 창펑 자오가 산업을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제국'만을 위해 행동하고 있다는 점을 비난했다.
암호화폐 투자자 '@BobLoukas'는 "업계 투명성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던 사람이 직접 연락해서 확인하기도 전에, 약세장의 유동성 위기 상황에서 수백만명에게 가짜 뉴스를 퍼뜨렸다"고 지적했다.
지난 6일 창펑 자오는 경쟁 거래소 FTX의 토큰 FTT를 대량 처분한다는 의사를 밝혀 FTT 가격 급락과 FTX에 대한 뱅크런을 촉발했다. FTX는 쇄도하는 인출 요청을 감당하지 못하고 5일 만인 11일 파산을 신청했다.
FTX 거래소 자체의 부실과 리스크 관리 실패에서 기인한 파산이지만, 사건 발단에서 창펑 자오 바이낸스 CEO의 발언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고, '경쟁업체 죽이기'를 위한 고의적인 시도였다는 의혹이 있었던 만큼, 약 2주 만에 나온 또 다른 경쟁소를 겨냥한 트윗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