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을 중심으로 한 기업 전략이 월가에 다시 등장했다. 이번 주 주목받은 주인공은 칸토르 에쿼티 파트너스(Cantor Equity Partners)로, 트럼프 대통령의 상무장관 아들인 브랜든 루트닉이 이끄는 이 기업은 새롭게 출범하는 ‘트웬티 원(Twenty One)’과의 합병을 통해 세계 세 번째로 큰 기업 비트코인 보유기관이 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칸토르 에쿼티 파트너스의 주가는 발표 직후 이틀 동안 200% 넘게 급등했으며, 특히 목요일 하루에만 50% 가까이 오르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블랭크 체크 스팩(SPAC)을 통해 상장될 트웬티 원은 총 4만 2,000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게 될 예정이다. 이는 마이클 세일러가 이끄는 스트래티지(MSTR)에 이어 민간 기업 기준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이번 거래에서 테더(Tether)와 자회사인 비트피넥스(Bitfinex)는 총 3만 1,500개의 비트코인을 제공하며 지배수단을 확보한다. 또한 소프트뱅크는 테더의 지분 일부를 인수해 상당한 소수지분을 확보하기로 했다. 트웬티 원 측은 비트코인을 적극 운용해 주주 수익을 창출하고, 장기적으로는 비트코인의 가치 상승을 통해 혜택을 누릴 방침이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적 배경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전략 비트코인 비축기지 설립을 지시했으며, 암호화폐 관련 규제 체계 마련을 의회와 정부 기관에 촉구했다. 이 같은 정책 기조가 트웬티 원의 설립 명분이 됐다는 분석이다.
트웬티 원은 단순한 자산 보유를 넘어, 전 세계 기업과 국가 차원의 비트코인 채택을 가속화하겠다는 구체적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미디어 운영뿐 아니라 금융 및 컨설팅 서비스 제공도 계획 중이다. 회사 운영을 책임질 인물은 스트라이크(Strike) 창립자이자 CEO인 잭 말러스(Jack Mallers)다. 그는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인정하는 과정에도 깊이 관여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번 발표는 테크 산업과 금융 시장 전반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특히 트웬티 원의 등장은 최근 비트코인에 대한 기업 관심이 다시 살아나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마이클 세일러의 전략처럼 비트코인을 자산화하려는 기업 움직임은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