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투자은행 시장 전략가들은 FTX 사태로 비트코인이 1만3000달러선까지 밀려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초글루(Nikolaos Panigirtzoglou)가 이끄는 JP모건 전략가 그룹은 FTX 여파로 암호화폐 시장이 몇 주 동안 자산 처분 및 투자금 회수를 통해 대출(부채)를 축소하는 '디레버리징(deleveraging)'을 겪을 수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투자은행 전문가들은 해당 기간이 "비트코인을 1만3000달러선까지 끌어내릴 격변기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FTX 거래소와 자매 기업인 알라메다리서치, 그리고 다른 암호화폐 생태계 간 상호 작용을 고려할 때, 연쇄적인 마진콜이 진행 중일 가능성이 높다"고도 말했다.
마진콜은 레버리지(부채)를 일으켜 투자했을 때, 투자 가치가 하락해 증거금(자기 자본 비율)이 정한 비율보다 낮아지만 자금을 충당하도록 요구받는 것을 말한다. 마진콜에 응하지 못하면 거래소가 강제로 거래를 청산해 투자금 전액을 잃을 수 있다.
JP모건 전문가들은 "알라메다리서치와 FTX의 붕괴가 기정사실화되면서 새로운 암호화폐 디레버리징 국면을 촉발했다"면서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드는 건 암호화폐 업계에서 이처럼 적은 자본과 높은 레버리지를 가진 기업을 구제할 수 있는, 보다 강력한 대차대조표를 가진 기업 수가 적어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은행은 비트코인 추가 하락분을 산출하는 방법으로 '비트코인 생산 비용'을 택했다. 생산비는 주로 비트코인 네트워크 가동을 위한 컴퓨팅 시설에 투입되는 전력에서 발생한다.
JP모건 전략가 그룹은 "현재 비트코인 생산 비용은 1만5000달러인데, 지난 여름 몇 달 간 나타났던 1만3000달러 수준까지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진= 비트코인 시세 그래프 / 출처 코인마켓캡
FTX 사태는 지난 주말 대형 거래소 바이낸스가 FTX 토큰 'FTT'를 전량 처분하겠다고 밝힌 것이 FTT 토큰 가격 하락, 거래소 유동성 경색 등으로 이어지면서 시작됐다. 바이낸스가 구제금융 의사를 밝혔지만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면서 인수 계획을 철회한 상태다.
샘 뱅크먼 프리드 FTX CEO는 투자자들에게 "신규 자금 조달이 없을 경우 파산 신청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FTX 사태는 지난 5월 스테이블코인 테라와 자매 암호화폐 루나의 붕괴가 입힌 암호화폐 시장 손실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한편, JP모건 전문가들은 "(테라 사태 이후) 이미 위험 감수 측면에서 후퇴가 있었기 때문에 전체 암호화폐 시장 가치에 대한 이번 충격은 테라 당시보다는 작을 것"이라고 말했다.
10일 오후 1시 29분 토큰포스트 시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날 대비 10.39% 하락한 1만6421달러, 이더리움은 전날 대비 10.09% 하락한 1176.5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FTT는 53.83% 하락한 2.33달러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