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가 경쟁 거래소 'FTX'에 대한 인수 계획을 철회했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대변인은 "FTX 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상태가 됐다. 도울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며 인수 계획을 접었다고 밝혔다 .
바이낸스 대변인은 "기업 실사 결과와 최근에 전해진 잘못된 고객 자금 관리 및 미국 규제 당국 수사 소식 등으로 인해 바이낸스는 FTX.com에 대한 잠재 인수를 수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초반에는 유동성을 제공해 FTX 고객을 도울 수 있길 희망했지만, 사태가 바이낸스가 도울 수 있는 역량을 넘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업계 대형 플레이어가 붕괴할 때마다 개인 투자자가 고통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지난 몇 년 동안 암호화폐 생태계가 더욱 탄력성을 보여온 만큼, 자유 시장에 의해 고객 자금을 유용하는 문제점들이 제거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한 "규제 체계를 수립하고 산업이 더 강력한 탈중앙화를 향해 계속 발전하면 생태계는 더 강하게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낸스의 FTX 인수 의향 철회는 인수 의사를 밝힌지 하루 반 만에 이뤄졌다.
지난 주말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가 FTX의 거래소 토큰 FTT 보유분을 모두 처분하겠다고 밝힌 직후, FTX가 유동성 위기에 놓였고, 바이낸스는 이를 구제하기 위해 인수 의향서를 체결한 바 있다.
현재 FTX는 암호화폐, 법정화폐 출금을 모두 중단한 상태다. 자금 손실 및 시장 파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바이낸스가 협조 의사를 밝힌 후에도 약 80%의 폭락세를 보였던 FTT는 인수 의향 철회 소식에 추가 폭락했다. 현재 전날 대비 61.24% 하락한 2.1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대차대조표 상당 부분을 FTT로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진 FTX 자매 거래업체 알라메다리서치, 해당 기업이 깊이 관여하고 있는 솔라나 생태계도 타격을 입고 있다.
코인베이스는 실질적인 피해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주가는 거의 10% 빠졌다. 미국 암호화폐 친화 은행 실버게이트 주가는 올 들어 12% 하락했고, 샘 뱅크먼 프리드가 최대 주주로 있는 로빈후드는 9일 14% 가량, 한 주 동안 30% 이상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