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가 다시 한번 흔들리고 있다. 중국이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보복 관세를 최대 125%까지 일방적으로 인상하면서 미·중 간 무역 전쟁이 가파르게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와 동시에 투자자들은 추가 관세 조치와 이에 따른 경제적 파장을 우려해 방어적인 투자 행보로 전환하고 있다.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평균 관세율을 기존 84%에서 125%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이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관세 90일 일시 유예 조치에서 제외한다고 밝힌 지 이틀 만에 나온 대응이다. 미국은 기본 관세율 10%를 모든 국가에 유지하고 있으나, 중국에는 누적 기준으로 최대 145%의 관세 부담이 적용된다.
중국 정부는 이번 조치에 대해 강경한 경고의 메시지를 내놓았다.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현 수준의 부과 관세는 미국 상품에 대한 중국 시장의 접근성을 사실상 소멸시킬 것”이라며 “미국이 대중 관세를 계속 강화한다 해도, 중국은 이를 무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관세 전략은 결국 세계 경제사에 우스운 정책으로 기록될 것”이라는 날선 입장도 덧붙였다.
관세 조치 여파로 미국 증시 선물은 등락을 반복한 끝에 소폭 상승세로 전환됐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S&P 500, 나스닥 지수 선물 모두 1% 아래 범위에서 상승 중이다. 유럽의 스톡스 유럽 600 지수는 하락세를 보였고, 아시아 시장은 중국 발표 전 마감돼 일본 닛케이지수는 3% 하락한 반면, 홍콩 항셍지수는 1.4% 상승하며 엇갈린 흐름을 기록했다.
금융시장 내 다른 지표들도 요동쳤다. 달러는 주요 통화 대비 급락세를 보였고,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4.40% 이하로 떨어졌다. 투자자들이 리스크 회피 심리를 강화하면서 안전자산 중심의 자산 배분 전략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이번 조치로 글로벌 공급망과 소비자 가격에 상당한 영향이 예상되는 가운데, 양국 간 갈등은 단기 봉합이 아닌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미국 정부의 추가 조치 여부와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적 의도가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에 어떤 방향성으로 작용할지, 투자자들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