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상장지수펀드(ETF)가 하루 만에 약 100만 달러(약 146억 원)에 달하는 순유출을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수입 관세 도입 발표 이후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4일(현지시간)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들은 총 9,986만 달러(약 1,458억 원)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그레이스케일의 GBTC가 6,020만 달러로 가장 많은 자금이 빠져나갔으며, 비트와이즈의 BITB 4,419만 달러, 피델리티의 FBTC 2,327만 달러 순이었다. 아크 인베스트의 ARKB, 반에크의 HODL, 위즈덤트리의 BTCW 등 나머지 ETF들도 전반적으로 유사한 출혈을 입었다.
이와 달리 블랙록의 IBIT는 6,525만 달러(약 954억 원)의 순유입을 기록하며 유일하게 탄탄한 투자자 신뢰를 반영했다. 시장 전반의 매도세 속에서도 일부 기관투자자는 여전히 비트코인에 대한 믿음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새 관세 정책은 글로벌 시장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줬다. 특히 수입품 전반에 10% 관세가 부과되고, 일부 국가에는 50%를 초과하는 고강도 조치가 단행될 수 있다는 발언은 투자자 불안을 한층 키웠다. 실제로 나스닥은 6% 하락했고, S&P500 지수는 4.8% 밀렸으며, 다우존스도 3.9% 급락했다. 암호화폐 시장도 타격을 피하지 못하며, 비트코인은 하루 만에 6% 넘게 하락했다. 이날 오전 기준 비트코인은 8만 4,472달러에 거래되며 전일 대비 소폭 반등했지만, 장중 8만 8,500달러를 넘긴 후 바로 되돌림이 나왔다.
이더리움(ETH) 현물 ETF들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3일에는 5,124만 달러, 4일에는 359만 달러가 유출돼 3거래일 연속 순유출이다. 전문가들은 이는 전반적인 리스크 선호 약화 현상으로 풀이하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 ETF에서 대규모 자금이 이탈한 것은 투자자가 향후 시장 변동성 확대를 예상하고 위험 노출을 축소하려는 신호로 해석된다.
한편, 시장 분석가들은 내달 예정된 주요 경제 이벤트가 실제 회복의 방아쇠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암시된 높은 내재변동성(Implied Volatility, IV)은 가격 등락 폭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주며, 차익거래 전략이나 변동성 활용 트레이딩을 유리하게 만들 수 있는 환경이라는 평가다.
알랑카르 삭세나 머드렉스(Mudrex)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스테이블코인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STABLE 법안과 보수 성향인 폴 앳킨스(Paul Atkins)의 상원 은행위원회 지명안이 암호화폐 친화적인 규제 기조를 보여준다"며, 향후 시스템적으로 긍정적인 환경이 점쳐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이 가져온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암호화폐 ETF 및 현물시장은 계속해서 시장 전반의 리스크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향후 거시경제 지표와 규제 변화에 주목하며 주요 포지션 전략을 조정하는 양상이다.